서종대(사진)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보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국내 주택 정책의 최고 전문가답게 '정밀한 방법'으로 주택금융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장기고정금리 대출인 주택금융공사의 '적격대출'을 외국계 은행에서 국내 은행ㆍ보험사로 급속히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적격대출은 은행의 대출채권을 공사가 매입해 주택저당증권(MBS) 형태로 유동화하는 구조로 짧게는 10년, 길게는 35년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공사로부터 유동화를 통해 장기 대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13일 "최근 교보생명ㆍ흥국생명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 중으로 농협은행ㆍ하나은행 등과도 실무 작업을 거쳐 업무협약 양해각서(M0U)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보생명ㆍ흥국생명의 경우 각각 월 100억원씩 나가고 있고 이미 적격대출을 선보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씨티은행을 통해서는 월 기준 최대 4,000억원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감독당국이 가계 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3% 수준인 장기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올해 말까지 전체의 6%, 오는 2016년에는 30%까지 끌어올리도록 함에 따라 시중 은행의 적격 대출 참여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국내 수신기반이 열악한 외국계 은행의 경우 자금 조달 측면에서 적격대출을 선호했지만 영업망을 잘 갖춘 국내 은행들이 가세하면서 적격대출의 볼륨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출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특면에서도 적격대출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공사 관계자는 "적격 대출의 대출 금리는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지만 공사의 인기 대출상품인 'U-보금자리론'이 지표 금리 성격을 띠고 있어 이보다 더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고객 입장에서도 메리트가 큰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이 하나둘 가입하기 시작해 올 하반기에는 대형 은행들도 적격대출 출시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