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토건이 지난 10일(현지 시각) 카자흐스탄 주택개발사업에 착수한 것은 국내 주택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사에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중견 주택업체가 해외에서 단독으로 수행하는 10억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인데다 국내 주택업체로는 처음으로 중앙아시아권 시장에 진출, 한국형 아파트를 수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권 시장 첫 진출=동일의 카자흐 사업은 국내 기업이 중앙아시아권 주택시장에 교두보를 확보, 해외 건설시장을 다변화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들은 지난 70년대 주로 중동의 토목ㆍ건축분야에서 참여, 막대한 오일달러를 벌어들인 후 줄곧 해외 건설의 중동 일변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동일은 카자흐에 한국형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동일이 카자흐에서 짓는 아파트에는 내부 인테리어를 포함한 첨단 시스템이 갖춰지고 한국의 온돌이 부엌ㆍ화장실에 설치된다.
주요 자재도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서 사용된다. 게다가 카자흐 국민들에게 한국형 아파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중앙아시아 주택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동일의 포부가 담겨 있다. 동일하이빌 아파트는 이미 카자흐 지도층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3월 카자흐 대통령궁에서 열린 현지 사업설명회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동일측으로부터 사업계획을 보고 받고 “앞으로 집을 지을 때는 동일하이빌처럼 지으라”고 즉석에서 배석한 참모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은 카자흐 사업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ㆍ키르키르스탄 등 다른 중앙아시아권 국가의 주택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해외 주택사업 촉진 기대=동일의 카자흐 사업은 국내 주택경기 침체로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다른 국내 주택업체들의 해외사업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베트남 호치민시의 임대아파트 건립사업에 참여했던 주택공사의 철수 등 잇따른 해외 주택시장 진출 실패 등으로 낙담하고 있는 주택업계에 자신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우건설ㆍ우림건설ㆍ경남기업ㆍ㈜대원ㆍ㈜부영 등이 중국ㆍ베트남ㆍ태국 등에 속속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아파트 건립부지를 확보하는 등 주택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는 코오롱건설과 동일하이빌, 경남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베트남 하노이 시내 64만평 부지에 뉴타운을 조성하는 7억달러 규모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림은 내년 상반기 중국 곤산시 연호산업개발구역 내 중심주거 상업지역에 2만5,000여평의 땅을 확보, 아파트 1,500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대원도 태국 방콕 시내 중심가에 40층짜리 고층아파트 2개 동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