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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김용근 산업기술재단 이사장

"기술과 예술 융합으로 산업수준 높여야"<br>유망한 기술 공유·활용공간 만들어 중개역할 할것<br>산업기술 역사 보존·홍보위한 '산업박물관' 필요<br>세계톱 수준 국가·기업들과 공동연구도 적극 추진



[서경이 만난 사람] 김용근 산업기술재단 이사장 "기술과 예술 융합으로 산업수준 높여야"유망한 기술 공유·활용공간 만들어 중개역할 할것산업기술 역사 보존·홍보위한 '산업박물관' 필요세계톱 수준 국가·기업들과 공동연구도 적극 추진 대담 안의식 경제부장 miracle@sed.co.kr 정리=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김용근 산업기술재단 이사장은 ‘융합의 전도사’다. 그는 기술과 문화, 조직의 통합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한 차원 높은 발전이 가능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런 인식을 반영하듯 김 이사장은 15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기술’과 ‘예술’의 공존을 수차례 강조했다. 단순한 기술만 갖고는 세계 톱이 된다는 것이 요원할 뿐더러 기술에 대한 인식 전반의 변화를 위해서도 융합이 필요하다는 것. 김 이사장은 특히 ‘산업박물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는 “세계 13위의 기술경제 대국인 우리나라가 산업박물관 하나 없다는 현실이 기술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얼마나 낮은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공계 기피현상도 이 때문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또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기술력을 갖고 선진국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개발하라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세계 톱 수준의 국가나 기업ㆍ연구소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기술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술생태계의 구축을 강조해오셨는데요. ▲기술도 자연생태계의 생물처럼 개발ㆍ공유ㆍ활용ㆍ소멸의 과정을 겪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의 주체들이 그물처럼 연계해 상호 공존하고 진화하는 장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죠. 기술생태계가 활성화돼야 기술의 혁신도 이뤄지고 성장잠재력도 갖게 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은 기술이 생태계화돼 있지는 못합니다. 구심점이 필요해요. 기술이나 지식ㆍ사람 등의 정보를 모으고 나누는 그런 구심체 말인데요. 재단 차원에서는 지식경제포럼 운영, 산업기술포털 구축, 디지털 통합기술 청사진 제공, 기술인력 청사진 작성 등을 통해 매개체 역할을 담당하려고 합니다. -해외에는 이런 개념이 상용화돼 있는지요. ▲대체로 그렇습니다. 기술 아이디어만 놓고 볼 때 기술 아이디어를 회사나 부서로 국한하지 않고 특정 공간에 공개해놓으면 중개기관 등이 필요한 기술을 수요자와 엮어줍니다. 역으로 수요자가 특정 기술을 찾을 경우 그 반대의 방식대로 기술과 수요자가 연결되는 것이지요. 실제로 IBM이 특정 기술 과제를 냈는데 파키스탄 학생이 그 기술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대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기술을 홀로 갖고 공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지요. ▲우리나라의 문화는 ‘공개할 경우 뺏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요. ‘내가 사업화해서 성공하겠다’는 마음도 앞서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유망한 기술이 공유도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생태계를 구축하자는 것도 이런 문화를 좀 바꾸자는 의도입니다. 포털 사이트를 구축해 하나의 공유공간을 만들 계획입니다. -기술과 예술은 공존해야 한다면서 기술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계시는데요. ▲외국의 경우 학문의 벽을 트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대를 미술대학과 함께 둬 사고의 틀을 유연하게 합니다. 공학도에게 휴대폰에 기술을 넣으라면 넣지 못할 게 없습니다. 하지만 휴대폰이 소형컴퓨터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해서 다 잘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적정 수위의 기술조정, 그리고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제품이 성공하는데 이를 가능케 하는 게 결국 문화감성이지요. 기술이 예술과 결합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갈수록 이공계 기피 문화가 확산되는 등 기술과 예술과의 결합이 더 요원한 것 아닌지요. ▲이공계 기피 현상은 정말 심각합니다. 문과와 이과의 비율이 8대2입니다. 공대로 진학한 학생들의 진로가 자신의 전공 분야와 불일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로스쿨을 준비한다거나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사례도 많아요. 공대 출신 정치인, 대기업 CEO가 늘고 있음에도 소위 ‘공돌이’로 대표되는 기술 천대의식과 기술은 어렵고 재미없다는 잘못된 인식이 뿌리 깊게 내재해 있습니다.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많은 창의적 인재가 이공계로 진출해야 가능한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를 극복할 대안은 없을까요. ImageView('','GisaImgNum_2','right','260'); ▲기술 분야만 놓고 본다면 초등학교 때문에 교육의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기술친화적인 문화를 만들고 창의적인 이공계 인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인식전환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것이지요. 단순한 조립식 교육, 재미 없는 이론 위주의 학습, 아날로그시대의 기술교과서가 아닌 자발적 학습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창의적 기술교육과정 개발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테마의 산업기술박물관 구축 등 과감한 투자도 필요합니다. -기술 관련 교과서가 너무 획일화돼 있고 딱딱하다는 지적도 있던데요. ▲그렇습니다. 이론적이고 주입식인데 이를 체험과 실험 위주의 교과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재단 차원에서 정규기술 교과서 1종을 만들고 있습니다. 교과서뿐 아니라 기술교육도 산업현장의 CEO를 초청해 특강도 하고 특강을 CD로 만들어 배포해야 합니다. 재단은 현재 120개 강좌를 150개 강좌로 늘려 청소년의 기술 마인드를 넓히고 미래 우수 인재도 확보할 계획입니다. -산업박물관 구축을 이야기하셨는데요. 그건 어떤 것이지요. ▲주력산업인 조선ㆍ전자ㆍ자동차ㆍ정보통신ㆍ반도체 산업 등의 생산액은 지난 2000년 기준으로 약 560조원에 이릅니다. 또 이들 주력산업은 전체 수출의 74%, 제조업 분야 고용의 4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13위의 산업기술강국인데 산업박물관은 없습니다. 산업기술 발전 역사에 대한 보존 및 홍보가 없기 때문에 산업과 기술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낮습니다. 산업기술박물관은 기술ㆍ예술ㆍ감성을 융합하는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이 돼야 합니다. -최근에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만드는 등 외국과의 공동 기술협력이 이뤄지고 있던데요.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연구인력을 갖고 세계 원천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독자연구도 하되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국가나 기업ㆍ연구소와 결합해 공동 연구하는 것도 최고를 따라잡는 방법이지요. 지난해 미국과 5건의 공동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ㆍ캐나다ㆍ러시아 등과 같이 해보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재단이 주체가 돼 프로젝트당 10억원씩 3~4년 지원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5건을 선정할 때 20여건이 들어올 정도로 경쟁이 있었습니다. ◇ 약력 ▲1956년 전남 순천 ▲1974년 전남 순천고 졸업 ▲1980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7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석사 ▲1980년 행정고시 23회 ▲1992년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미국 허드슨연구소 파견 ▲2000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장 ▲2003년 산업자원부 지역산업균형발전기획관 ▲2004년 주제네바대표부 참사관 ▲2007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관 ▲2007년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정책본부장(차관보) ▲2008년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 관련기사 ◀◀◀ ▶ 환란때 IMF 부당성 지적한 NYT기고 유명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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