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인해 신통치 않은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이는 수단으로 대출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용대출 증가세가 도드라지고 있는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보험사 건전성에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태양을 향해 높이 날다 밀랍으로 만든 날개가 녹아 추락한 이카루스처럼 부실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의 대출 잔액(올 4월 말 기준)은 76조2,6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58%(4조7,104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담보대출의 순증 규모는 같은 기간 1조4,237억원으로 증가율이 8.57%에 달했다. 부동산담보와 보험약관대출은 각각 1조4,560억원(7.8%), 1조8,309억원(5.02%) 늘었다.
특히 지난해만해도 대출 상품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낮았던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리스크 관리에 혈안인 은행이 대출을 조이면서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처지는 고객들과 약관대출로는 유동성 해소가 버거운 고객들이 보험사 신용대출을 주로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보다 1.5~2%포인트 정도 더 높은 6.5~8%수준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국공채 투자 수익률의 2배가 넘어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경기 변동에 따라 신용대출의 잠재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다.
당장은 연체율이 1.1%(올 3월 말 기준)으로 낮아 큰 부담은 없지만 경기가 악화될 경우 파장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동향분석 부실장은 "보험사 전체 대출 가운데 담보가 확실한 약관대출이 전체의 40~50%라는 점에서 보험사 대출의 질이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 신용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고 기존에 나간 약관대출도 계약 해지로 연결될 개연성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대출 증가는 자산운용수익률을 만회하는 차원으로 보이는데 대출 부실이 커지면 보험료 산정이나 중장기 경영전략에도 여파가 미치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