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백화점용 럭셔리 브랜드 '아모레퍼시픽(AP)' 철수로 자존심을 구긴 아모레퍼시픽이 '아이오페 일본 전용 쿠션(C23J·사진)'으로 권토중래를 노린다.
쿠션 신화의 대표주자 아이오페는 밝은 피부 표현을 원하는 일본 현지 여성의 수요를 적극 반영한 '온리 포 재팬 쿠션'으로 매출 부진을 씻고 흥행 돌풍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16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지난 5월 첫 선을 보인 일본 전용 쿠션은 출시하자마자 밝은 컬러를 선호하는 일본 여성들 사이에 큰 반향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글로벌 아이오페에는 없는 컬러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21호' '23호' 보다 훨씬 밝은 10호대 수준이다.
2012년 홈쇼핑을 통해 일본에 진출한 아이오페는 지난해 가을 브랜드 온라인 직영몰을 만들고 판매 채널을 일원화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일본 직영몰의 쿠션 제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진행, 현지 소비자의 세세한 취향 파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일본 여성 상당수가 '하얀 피부 연출'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점을 파악, 아이오페는 기존 아모레퍼시픽 쿠션 제품에는 없던 밝은 색상의 일본 전용 제품을 내놓았다. 출시 이후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일본 전용 쿠션 상품을 내놓은 이후 5월 26일부터 7월 31일까지 온라인몰 쿠션 부문 판매량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신규 고객 유입도 늘었다. 신제품의 돌풍으로 지난 6월 아이오페 직영 온라인몰 매출은 오픈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회사 측은 쿠션의 활약이 일본 내 아모레퍼시픽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2·4분기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5.9% 성장한 2,777억원을 기록한 반면 일본 등 기타 지역에서는 오히려 9.2% 줄었다. 2013년 476억원 수준이었던 일본 법인 매출도 지난해 457억원으로 뒷걸음질했다. 유독 일본 시장에서만 부진을 겪으며 고전해온 아모레퍼시픽으로서는 아이오페의 선전이 일본 시장 재공략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일본은 럭셔리 시장이 무너지고 합리적 소비 성향이 짙어지고 있는 만큼 추후 아이오페 등 대중 브랜드를 필두로 현지 전용 상품 품목을 늘려가며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