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속에서는 나도 사장님’
상점이나 기업을 직접 경영해 성공가도를 질주하는 내용의 ‘타이쿤(Tycoon)’ 모바일 게임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게임의 무대와 배경도 음식점뿐 아니라 PC방, 목장, 보석상, 도시건설 등으로 확대되면서 재미와 함께 다양한 ‘가상 경영체험’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ㆍKTFㆍ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서비스 중인 타이쿤 류의 게임은 모두 160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사간의 중복되는 것을 제외해도 이런 게임은 100여개에 달한다.
지나치게 많은 타이쿤 게임이 쏟아져 나오자 이동통신사들은 지난해부터 ‘옥석 가리기’를 시작했지만 SK텔레콤의 경우 타이쿤 게임의 숫자가 1년 전보다 50% 정도나 증가했다.
‘거물’ ‘대가’를 뜻하는 타이쿤은 지난 2002년 컴투스가 ‘붕어빵 타이쿤’을 처음 선보인 이래 경영 시뮬레이션 방식의 모바일 게임을 가리키는 하나의 ‘장르’로 까지 자리잡았다. 붕어빵 타이쿤은 붕어빵의 대가를 꿈꾸는 주인공이 제때 붕어빵을 뒤집는 기술 등을 연마해 노점을 확대한다는 내용으로 다운로드 100만건을 돌파하며 ‘타이쿤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 후 수백여종의 타이쿤 게임이 앞 다퉈 출시되면서 기발한 소재와 배경을 앞세운 차별화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초기 타이쿤 게임은 붕어빵, 초밥, 과일주스, 아이스크림, 떡볶이 등 음식 가게 위주로 기획됐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유소, 마법상점, 수족관, 편의점, 보석상 등으로 소재가 크게 확대됐다.
최근엔 젊은 세대의 다양한 직업관을 반영하듯 미용실, 목장, 딸기농장, PC방 등 갖가지 상점을 직접 경영해 볼 수 있는 타이쿤 게임들이 등장했다. 인기 TV 드라마 ‘영웅시대’ ‘해신’ 등을 소재로 한 타이쿤 게임도 나왔다.
이들 게임은 대부분 작은 가게와 재산으로 출발하지만 다양한 마케팅과 고객관리, 홍보 등 갖가지 경영기법을 총동원해 세계적 타이쿤으로 성장한다는 줄거리로 꾸며져 있다.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타이쿤 게임은 간편한 조작과 높은 몰입도로 인기가 높아 대부분의 개발사가 앞 다퉈 만들고 있다”며 “지난해 비슷비슷한 게임이 양산돼 상당수를 걸러냈는데 최근에는 내용이 많이 차별화 되고 수준도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