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반도 경제포럼] "의사로서 의장 된건 남북통로 열라는 뜻… 물 흐르듯 교류협력하면 통일 도달할 것"

■ 정의화 국회의장 북한 김영남에 회동 제안

10년 가까이 대북 의료지원

北 곳곳에 소규모 병원 차려 통일이후 봉사하는 게 꿈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한반도경제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권욱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은 25일 포럼에서 "의사로서 의장이 된 것은 남북관계 통로를 열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정 의장은 또 "통일 후 남북통합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를) 현실적 목표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통일대박론'을 내세웠으나 교류·협력이 전면 중단된 현재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오랫동안 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많은 관심을 쏟아온 정 의장은 "노자처럼 물 흐르듯 교류 협력하면 통일 대해에 도달할 것"이라고 통일관을 밝혔다. "투자하고 왔다 갔다 하고 그러면 두 방 쓰다 한 방 쓰자고 할 것이다. 남북 화해와 교류협력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러면서 "독일 대사한테 들으니 '독일은 통일될 때까지 통일 이야기를 한 적이 없고 교류협력 이야기만 했다'고 하더라"며 "통일의 날을 준비하며 남북이 서로 존중하면서 대화·교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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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 전문의인 정 의장은 실제 10년 가까이 대북 인도적 의료지원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정 의장은 "열악한 북한 의료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2006년 6월 남북의료협력재단을 설립했다"며 "통일 이후 북한 곳곳에 소규모 종합병원을 차려 봉사하는 게 꿈"이라고 털어놨다. 남북의료협력재단은 5차례에 걸쳐 필수의약품과 수해피해 복구 의약품 지원, 인플루엔자·A형간염·소아마비 예방 백신 제공 등 60억원 상당을 도와줬다.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중소도시 30곳을 정해 각각 30병상 규모의 종자병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명 '3030' 운동으로 남북 의료인력들이 함께 연구하고 교류할 수 있는 토대를 닦자는 것이다.

정 의장은 "뇌수술 3,000여명. 허리척추수술 2,000명 정도를 제가 직접 집도했는데 뇌종양·뇌출혈 등 뇌수술을 하려면 구멍을 내야 하고 수술기구가 들락거릴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대의 신경외과 의사로서 (남북의) 통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의 한 측근은 "의장께서 대북 의료지원을 해온 입장에서 2010년 5·24조치로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사실상 남북 교류·협력이 전면 중단된 현실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정 의장은 내년 2~3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회동을 성사시켜 남북 경색 국면을 해소하고 신뢰회복의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분단 70년을 맞는 2016년에 남북 정상회담 성사의 물꼬를 트겠다는 것이다. 국회 차원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싱크탱크인 '(가칭)국회미래연구원'을 설립해 '한반도 통일준비'나 '저출산 고령화' 등 국가적 어젠다를 초당적으로 집중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와 함께 "한반도 통일은 우리를 구속하는 족쇄를 푸는 것"이라며 "(분단으로)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스터키가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차 타고 (기차 타고) 평양을 거쳐 시베리아에 간다는 생각을 못한다"며 "(내년에) 분단 70년이 되니 공간 제약을 받고 우리 젊은이들이 기상이나 정신도 제약 받고 비전을 품지 못하니 두뇌유출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나오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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