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亞, 이제는 달러넘쳐 걱정

“아시아 국가, 이제는 달러가 넘쳐서 탈” 지난 97~98년 외환위기 당시 달러가 없어서 나라가 거덜(?) 직전의 상황까지 갔던 아시아 국가들이 이제는 달러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집안 금고가 텅 비면 큰일 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상흑자 등으로 벌어들인 달러를 지나치게 재놓고 있다는 것. 24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와 관련,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경제 안보에만 치우친 나머지 저수익의 미 국채 매입 등 달러화 자산 축적에만 열을 올림으로써 엄청난 기회비용을 감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한국, 타이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저성장, 경기침체 타개의 일환으로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어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달러화를 추가 매입하면서 이 같은 과다 달러 재고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달러화 고평가 등 국제 시장을 왜곡시킴으로써 잠재적인 외환 파동과 국제 무역마찰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도이치방크의 피터 레드워드 외환 전략가는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현재 아시아 통화는 달러화 대비 30%쯤 저평가 돼 있다”고 말했다. 타이완은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맞먹는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고 중국은 지난해만 740억 달러를 금고에 추가하며 전체 보유고가 일본(4,600억달러)에 이어 2,860억달러로 세계 2위에 이르고 있다. 아시아 전체로는 무려 9,270억달러로 이 지역 한해 전체 수입품 시장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지불준비금 등으로 700억달러 내외를 갖고 있는 것에 비하면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 보유고는 상대적으로 과도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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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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