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변동장서 시스템 매매로 수익 내는 펀드 인기


최근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기업의 펀더멘털을 분석해 투자전략을 짜는 일반적인 펀드보다는 시장의 추세를 좇는 ‘추세추종형 펀드’가 각광을 받고 있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동양멀티마켓CTA1[주혼-재간접]은 출시 4개월여만에 400억원 이상의 뭉칫돈이 몰렸다. 최근 3개월간 이 펀드의 수익률은 -0.54%.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15.82%)ㆍ국내주식혼합형(-8.82%)ㆍ해외주식형(-17.73%)ㆍ해외주식혼합형(-12.66%) 등 대부분의 유형이 10% 안팎의 손실을 본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과를 낸 셈이다. 이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상품은 주가지수ㆍ채권ㆍ상품ㆍ통화 등 전세계 200여개 이상의 선물을 동시에 사고 파는 CTA펀드(Commodity Trading Advisor)다. 펀드매니저가 펀더멘털 분석을 통해 투자결정을 내리는 일반적인 펀드와 달리 이 펀드는 시스템에 의해 가격 움직임과 방향성을 측정하고 추세에 따라 포지션을 변경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가 상승추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코스피200 선물을 매수하고 추세가 반전하면 선물을 매도해 시장 하락을 방어하는 것이다. CTA펀드는 추세추종형펀드의 일종인데 상승장이나 투자심리가 완화되기 시작할 때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하락장이나 공포심리가 커지기 시작할 때는 주식ㆍ선물 등의 자산을 매도하거나 비중을 줄이는 상품이다. 추세추종형 펀드들이 인기를 끌자 CTA 재간접펀드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12일 ‘한국투자글로벌CTA포커스1호(주식혼합-재간접)’에 대해 금융감독원의 인가를 받았다. 이 펀드는 ‘MAN AHL 트렌드펀드’ ‘Lyxor 엡실론 글로벌 트렌드펀드’ 등 유명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헤지펀드형 공모펀드(UCITs펀드ㆍEU의 개방형펀드 설립 규정에 따르는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양봉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체투자(AI) 부문장은 “시장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장세에서 시장의 추세 형성에 따라 롱숏(매수ㆍ매도)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면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자산가격이 일정한 추세를 형성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CTA전략의 공모펀드는 동양운용과 한투운용의 펀드 2개뿐이지만 롱숏전략, 차익거래전략 등 다양한 헤지펀드 전략의 공모펀드와 함께 CTA펀드에 투자하는 멀티전략 재간접펀드도 있다. 올 상반기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글로벌대안투자형자1[주혼-재간접]), 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투자글로벌오퍼튜니티1[주혼-재간접]) 등이 UCITs펀드에 투자하는 멀티전략 펀드를 출시한데 이어 최근 헤지펀드 전략의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사한 상품 출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밖에 최근 출시하는 상품 가운데서도 펀더멘털보다는 투자심리에 베팅하는 상품들이 많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7월 출시한 ‘미래에셋 Flexible Allocation 1호 펀드(주식혼합-재간접형)’도 대표적인 ‘센티먼트 추종형’ 상품이다. 이 펀드는 FX옵션, VIX선물지수 등의 지표 분석을 통해 투자심리 변화를 파악하고 주식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송진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매니저는 “투자심리에 기반한 펀드 운용전략은 주식시장의 가격은 내재가치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산 고유의 가치인 펀더멘털과 투자자의 투자심리인 센티먼트의 조합으로 결정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며 “시장변동성ㆍ거래량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투자심리를 측정하고 시장 과열과 위축에 대응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