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컴퓨터 및 주변기기 제조업체 휴렛 패커드(HP)는 칼리 피오리나 전(前) 회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최고경영자(CEO)에 현금지급기 제조업체인 NCR의 마크 허드 CEO를 지명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9일보도했다.
저널은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HP는 "새 CEO 선임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만 밝혔을 뿐 허드 CEO 영입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절했으나 NCR은 성명을 통해 그가 사임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허드 HP CEO 내정자는 현금자동지급기와 소매 및 금융업체용 기기를 제조하는 NCR에 1980년 입사했으며 비용절감 등을 통해 한때 적자에 시달리던 이 업체의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기여했다.
NCR은 지난해 4.4분기 수익이 55%나 증가했으며 최근에는 올해 수익전망을 나흘만에 다시 상향조정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설명했다.
허드 내정자는 지난 2월 피오리나 전 회장의 사임 이후 HP 이사회 이사들이 새CEO 물색을 시작했을 때부터 후보 물망에 올랐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허드 내정자는 HP가 처해 있는 도전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의 직분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면서 "그는 피오리나 전회장과는 다른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HP 이사들은 새 CEO로는 잡지의 표지 인물로 자주 등장했고 제트기로 여론 주도층이 참석하는 온세계의 토론 모임에 참석하기를 즐겼던 피오리나 회장과는 달리 덜 눈에 띄는 인사를 모색해 왔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