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다이어트-보디빌딩 보충제 피콜린산 크롬(chromium picolinate)이 유전자 손상에 의한 유산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 유전자 손상은 대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앨라배마대학 존 빈센트 박사는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쥐와 과실파리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빈센트 박사는 일단의 과실파리들에 피콜린산 크롬이 섞인 먹이를 주면서 키워 이들로부터 4대까지 이어지는 후손들을 관찰한 결과 각 대(代)마다 번데기 단계까지 가는 자손의 수가 보통 과실파리들에 비해 20% 이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살아남은 자손들은 번데기 단계까지 이르고 번데기에서 탈피하는 시기가 보통 과실파리보다 24시간 이상 늦었다. 이밖에 피콜린산 크롬이 섞인 먹이를 먹은 수컷이 이를 먹이지 않은 암컷과 교배해서 나온 새끼들도 이와 똑같은 현상을 보였다.
빈센트 박사는 이 보충제가 섞인 먹이를 먹은 과실파리 1,2대 후손들은 보통 과실파리 새끼에 비해 수컷의 수가 적고 번식능력이 없는 암컷의 수가 많았으며 대가 이어질수록 생식불능 암컷의 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과실파리 실험결과가 사람에게서도 나타난다는 보장은 없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피콜린산 크롬의 안전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빈센트 박사는 강조했다. 빈센트 박사는 앞서 같은 앨라배마대학 연구팀이 실시한 쥐 실험에서 피콜린산크롬이 함유된 먹이를 먹은 암쥐들은 태아가 죽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는 이 보충제가 유산과 연관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유산현상은 피콜린산 크롬 투여량이 많을수록 더욱 증가했다고 빈센트 박사는 밝혔다. 1989년에 처음 판매되기 시작한 피콜린산 크롬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은 현재 세계적으로 수백만명에 이르고 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