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피닉스오픈에서 우승한 톰 레먼이 지난 3년여동안 계속된 무관의 설움을 떨치고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레먼은 지난 96년 브리티시오픈과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올해의 선수」로 뽑힐 정도로 정상급 선수였으나 이후 어찌된 일인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물론 지난 1월2일 타이거 우즈 재단이 주최한 이벤트 대회인 윌리엄스 월드 챌린지에서 우승하긴 했지만 정규 PGA투어 대회 정상에 서기는 이번이 58개 대회째였다. 레먼은 이번 대회 우승상금으로 57만6,000달러를 받아 단번에 2000년 상금랭킹 2위(합계 67만3,150달러)로 우뚝 올라섰다.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살고 있는 레먼은 특히 고향 골프코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2배의 기쁨을 누렸다. 프로골퍼가 자신의 고향에서 우승하기는 지난해 데이비드 듀발이 플로리다주 폰트 베드라에서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약 10개월만의 일이다.
레먼은 『이번 대회에서는 볼을 제대로 페어웨이에 올리지 못하고, 그린 미스도 잦았지만 퍼팅이 좋았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뭐니뭐니해도 퍼팅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레먼은 팬들에게서 자신이 잊혀져가던 지난 3년동안 세계 골프계를 평정한 우즈를 보면서 자신을 채찍질해 왔다고 말했다. 레먼은 우즈의 스윙에 대해 『아무리 긴장된 순간이라도 침착하며, 샷 하나하나 정성들이지 않은 것이 없다』며 높이 평가했다.
우즈의 플레이에 뭔가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 레먼은 지난 동계훈련기간동안 「나는 샷을 정성들여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생각하면서 연습했다고 소개했다. 샷을 할 때마다 매번 내던지지 않고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금년초부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 레먼의 분석.
레먼은 『이번 대회에서도 3라운드때 퍼팅부진으로 73타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동계훈련기간동안 갈고 닦은 마인드 컨트롤과 샷 연습덕분에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레먼은 대회 첫날 63타로 필 미켈슨과 공동선두에 나섰고 2라운드에서 67타를 쳐 단독선두로 부상했지만 3라운드 73타로 선두에 3타 뒤졌다. 결국 마지막 라운드에서 알렌비 등과 힘겨운 선두다툼을 벌였고 마지막 홀에서 침착하게 파를 기록, 보기에 그친 알렌비를 제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