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금융 복합점포 '방카 25%룰' 풀리나

금융위 "고객 선택권 보장"… 규제 예외 검토

은행계 찬성 속 설계사 많은 보험사는 반대

비은행계 위해 '펀드 50%룰' 완화도 논의


금융위원회가 복합점포 내에서 판매하는 보험에 대해서는 방카슈랑스 25%룰의 적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보험·증권 업무를 한 곳에서 다 볼 수 있는 복합점포의 설립 취지가 고객 편익 증대에 있는 만큼 판매 규제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사별로 이익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판매 규제 완화가 복합점포에 현실화될 경우 금융계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1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각종 판매 규제 적용을 복합점포 내에서는 예외로 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은행에서 한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도록 한 방카 25%룰과 펀드 판매사가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 판매 비중을 50%로 묶은 펀드 50%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방카 25%룰은 그간 설계사의 생존권과 연계돼 은행의 보험 판매를 제한하는 대표적 규제로 꼽혀왔다.


하나생명 등 판매 채널이 방카에 치중된 상당수 은행계 보험사들은 25%룰 완화를 찬성하는 반면 삼성생명 등 설계사 영업 중심의 보험사들은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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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고위 관계자는 "25%룰을 풀 경우 보험사가 반발할 수 있지만 이는 엄밀히 보면 부차적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편익을 높이려면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고 밝혀 25%룰을 손보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당국은 이와 관련해 복합점포를 25%룰 적용에서 배제하는 방안, 25%룰을 40%, 50% 등으로 완화하는 방안 등 다양한 옵션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험 업계 반발 등을 염려해 25%룰 유지 가능성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렵다.

은행 중 복합점포에서 가장 앞선 곳은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다. 하나은행의 복합점포 수는 총 40개(PIB 7개, BWB 33개)고, 신한은행은 총 27개(PWM 25개, BIB 2개)다.

하나와 신한은행의 전체 점포가 각각 607개, 896개임을 감안하면 복합점포 비중은 각각 6.6%, 3.0%에 불과하다. KB금융도 은행과 증권을 결합한 점포가 10곳에 머무는 등 아직 복합점포의 규모는 작지만 보험사들은 규제 완화 흐름이 일반점포로 확산될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최근 금융 점포의 리모델링 작업이 규제 완화 흐름과 맞물릴 경우 복합점포 수가 크게 늘어날 여지도 적지 않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25%룰 완화가 이뤄지면 은행들이 복합점포를 통해 계열 보험사 상품 판매에 매달릴 것"이라며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높아지고 설계사 수익도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반발을 의식해 당국은 비은행 금융사에 어떤 식으로든 인센티브 부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펀드 50%룰 규제를 손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 따른 것이다. 50%룰을 일부 풀어주면 25%룰 완화로 은행 중심의 지주사만 이득을 본다는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당국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일부 금융사에 특혜가 몰린다는 소외감을 줄이기 위한 묘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10월까지는 손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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