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일 밝힌 종합금융회사법 시행령에 따라 기업들이 종금사로부터 무분별하게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그동안 여신에 잡히지 않던 시설대여(리스)와 회사채 매입, 기업어음 배서 등이 새롭게 신용공여(여신)로 잡혀 감독당국으로부터 관리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다음은 종금사법 시행령의 주요 내용이다.
◇종금사 여신범위 확대된다= 현재 종금사의 여신으로 취급되는 대출·어음할인·지급보증 외에도 사실상 여신으로 볼수 있는 것은 대부분 포함된다.
우선 종금사 전체 대출의 22.5~30%, 9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리스대출이 여신으로 포함된다. 종금사의 리스대출은 그동안 여신에 포함되지 않아 감독 사각지대에 있었다.
이와함께 회사채 등 유가증권의 매입을 통한 자금 지원도 신용공여로 보아 종합적으로 관리된다. 또 종금사의 주요 업무중 하나인 기업어음 배서도 어음이 부도날 경우 종금사의 자산운용에 영향을 주므로 여신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동시에 선물, 옵션 등 각종 파생금융상품 거래도 금융감독위원회가 일정률의 환산율을 정해 여신의 범위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즉 종금사가 영업을 하면서 사실상의 여신제공과 같은 효과를 가진 것들은 모두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이 여신범위가 확대된다고 당장에 종금사나 종금사로부터 차입한 기업들의 자금운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종금사에 대한 각종 여신한도 규정이 짧게는 1년6개월에서 길게는 7년 이상의 경과조치를 두고 있기때문이다. 이해관계인여신(대주주 여신)의 경우 2000년말까지이며 동일차주(동일계열) 여신은 2003년 6월까지 개정기준에 맞추도록 되어 있다.
◇관계사 통한 우회대출 제한된다= 신용위험 공유자의 범위를 공정거래법상의 기업집단관계에 있는 경우와 개인 또는 법인이 사실상 신용위험을 공유하는 경우를 포함시켰다.
대기업 계열사가 종금사 돈을 갖다쓰더라도 계열 전체로 관리되며 특수관계에 있는 금융기관 등을 이용한 우회대출도 제한을 받는다.
실제 상당수 대기업들은 파이낸스 등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제3의 금융기관을 내세워 종금사로부터 예금담보를 서게 하고 우회대출을 받아 자금을 운영해 왔다.
◇대주주 대출은 보다 엄격하게 제한된다= 자기자본의 50%까지 되어 있던 대주주 여신한도가 15%로 낮춰진다. 대주주뿐만 아니라 임원, 자회사 등도 이해관계인으로 보아 대주주와 마찬가지로 15%의 여신제한을 받는다.
이는 내부자거래의 위험을 고려해 동일차주(동일계열) 여신한도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이해관계인에 대해서도 주주의 경우 해당 종금사 주식의 10%이상, 자회사의 경우는 15%이상을 소유한 경우로 명확히 했다.
이와함께 금융기관간 콜 거래를 중개하는 자금중개회사의 최저 자본금 요건을 현행 5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인하해 자금중개회사의 설립요건을 완화했다.
현재 금융기관간 원화 자금 콜 거래는 한국자금중개회사가 혼자하고 있으며 은행연합회의 자금중개실이 외화 콜 자금 중개를 담당하고 있다. 【온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