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무기 개발 위협에 대해 한국, 미국, 중국이 미묘한 인식 차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이 명예이사장을 맡은 아산정책연구원이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아산 워싱턴포럼 2013’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한국과 달리)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단순히 관리하는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북핵에 대해 “한국에는 ‘자기 집에 난 불’이지만 중국에는 ‘옆집에 난 불’, 미국엔 ‘강 건너 불’인 셈”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의 저서를 인용해 “북핵은 230여년에 이르는 미국 외교정책 역사상 가장 큰 실패”라면서 한ㆍ미 동맹이 겪은 가장 중대한 실패작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한국 국민에게는 반만년 역사상 가장 큰 위협”이라면서 “따라서 우리 동맹의 구조와 방식이 새롭고 심각한 위협을 헤쳐나가기에 적합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그동안 주장해온 미국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와 한·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계획 폐기를 거듭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반도에서 생각할 수 없는 사태를 막으려면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기존의 정책을 뒤엎는 강력한 대안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중국의 전략적 협력 파트너”라면서 “미·중 관계의 성공으로 가장 얻는 것이 많겠지만 양국 관계가 실패하면 잃는 것이 가장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도 이제 한반도 통일 이후를 대비한 지역구도에 대해 검토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국전 정전 및 한ㆍ미 동맹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포럼에는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 박진 전 의원과 미국의 딕 체니 전 부통령,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월터 샤프ㆍ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크리스토퍼 힐·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미국대사 등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과 이정민 연세대 교수,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 등 한반도 전문가들도 패널로 자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벨 전 사령관은 전작권이 군사적인 차원 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오는 2015년으로 예정된 전환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박진 전 의원도 지지 입장을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지난 40년간 외교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통일과 비핵화를 달성한 한반도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시 연구원은 한ㆍ미 동맹이 아시아의 번영과 평화에 주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조 리버먼 전 상원의원은 북한과 인권 문제, 중국의 부상, 미국의 역할이 향후 큰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너무나 유약한 정책을 구사했다고 비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