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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비에도 피해없이 작업 순조… 일부 보는 공정률 50% 넘어

반환점 돈 4대강 살리기 <상> 장마 이겨낸 건설현장<br>수질오염 문제등 논란 여전속 "공사하기 전보다 오히려 개선"<br>"우리마을은 왜 대상서 빠졌나" 생태사업 설명회장 민원 봇물

금강 살리기 사업 6공구(청남지구)에 설치된 부여 보 인근 강변에서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이 보 건설 및 준설 등을 위한 임시 물막이 작업을 하고 있다. 부여 보는 가동 보(120m)와 고정 보(500m)로 구성되며 통행을 위한 공도교, 소수력 발전소 등도 건설된다.


정부의 핵심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이 가속도를 내면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장 빠른 곳의 보 건설공사 진척률은 이미 50%를 넘었다. 지난해 11월 첫 삽을 뜬 지 10개월여 밖에 지나지 않은데다 올 여름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 것을 감안하면 순조로운 사업진행이다. 하지만 대대적인 하천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정부와 이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간 논쟁은 여전하다. 4대강 살리기사업의 추진 현황과 경제효과, 갈등 해소를 위한 해법 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운하요? (현장에서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죠. 어떻게 수심 3~5m짜리 강에 화물 운반용 배가 다닐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4대강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생태하천 조성 사업이 한창인 충남 연기군 남면 일대 금강 살리기 세종지구 1공구. 현장 관계자는 배가 다닐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갑문도 없는데 무슨 운하냐"고 반문했다. 생태하천을 따라 소규모 유람선이나 요트 등은 일부 구간에서 다닐 수 있겠지만 대규모 화물을 강에서 내륙으로 운반할 수 있는 운하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세종지구 1공구에서는 금강에 위치한 3개 보(洑) 가운데 첫 번째 보인 금남 보와 지류인 미호천 등 합류지역을 중심으로 생태하천을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자동차로 공사 현장 진입로 근처에 들어서자 토사 등을 운반하는 덤프트럭이 흙먼지를 날리며 줄지어 달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1공구 바로 옆에는 다음달 분양을 앞둔 행복도시 첫 마을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핵심 공정인 보 건설, 50% 넘은 곳도=금남 보는 4대강 사업현장에서 가장 빠른 50.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금강 유역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부여 보와 금강 보 역시 각각 전체 공정 중 35.9%, 36.2%의 공사가 진행됐다. 금남 보는 가동 보와 고정 보가 결합된 형태로 만들어진다. 높이가 4대강의 16개 보 가운데 가장 낮은 4m로 설계됐다. 양쪽 제방 사이의 길이가 348m로 수문이 달린 가동 보 구간이 232m, 가동 보 사이의 고정 보 구간이 125m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지난 16일 이미 공사를 끝낸 가동 보의 일부 구간은 보를 가로로 눕혀 경사를 조절할 수 있는 전도식(顚倒式) 수문을 내리고 물을 힘차게 흘려보내고 있었다. 강 한쪽에서는 나머지 보 구간과 소 수력 발전소를 완성하기 위한 임시 물 막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공사현장에서 준설한 흙은 지방자치단체 수익사업으로 사용된다. 금강 유역은 지난 7~8월 여름철 우기에도 별 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8월 초에는 연기군 일대에 하루 55㎜의 장대비가 내렸지만 금남 보 일대의 수위는 예상 수위를 밑도는 10.6m에 그쳤다. 우기를 지나며 올해 초 하루 2교대로 야간 작업까지 하며 빠르게 진행되던 공사 속도는 다소 줄였지만 계획 대비 공정은 이미 넘어섰다. 이는 4대강 전 사업장이 마찬가지다. 세종지구 1공구에 이어 방문한 7공구(공주지구)에서도 부여 보와 생태하천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윤대식 금강 살리기 7공구 현장 소장은 "금강 살리기 현장은 다른 어느 곳 보다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돼 공기도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수질, 공사 중에도 개선돼=4대강살리기 사업을 둘러싼 가장 큰 논쟁은 수질오염 등 환경문제다. 환경단체들은 준설로 토사가 하천 바닥에 쌓이고 보를 건설해 물을 가두면 썩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작 현장 관계자들은 환경단체의 주장과 달리 수질 악화 문제도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박장환 세종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감리단장은 "비가 오면 토사가 흘러내려 일부 구간에서는 일시적으로 오염도가 높아지기도 한다"며 "하지만 공사 전에는 3.6ppm이던 수질이 지금은 3ppm으로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준설로 하천 단면이 정리되고 보가 완성되는 등 주요 공정이 마무리되면 수질 개선 효과가 오히려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4대강 살리기 공사 현장에서는 수질 오염방지를 위한 다양한 보완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금남 보의 경우 3개 고정보 구간에 시간당 1만8,000톤의 공기 방울을 발생시켜 오염 물질의 퇴적을 막는 공기정화 시스템을 설치했다. 또 모든 공사현장에는 실시간으로 수질 오염을 감시하는 장치를 설치해 강물의 혼탁도, 중금속이나 유류 등의 오염도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면 물 1리터당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금강 3.1→2.5ppm, 한강 2.1→1.8ppm, 낙동강 2.3→1.9ppm, 영산강 4.2→3.5ppm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업 참여 민원 빗발친 주민 설명회장=같은 날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주최로 부여군 청소년 수련원에서 열린 금강 수변 생태공간 조성사업 설명회. 금강의 주요 경관 8곳을 지역명소로 선정해 생태와 문화ㆍ역사가 담긴 수변 생태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설명하는 자리다. 하지만 설명회는 지역주민들의 4대강 사업 참여 민원 해결의 장을 방불케 했다. 2시간여에 걸친 설명회를 마치자마자 부여는 물론 인근 논산ㆍ공주시, 연기ㆍ서천ㆍ청양군 등 각지에서 모인 지역주민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민원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청양군에서 왔다는 한 주민은 "수변 공간 사업구역을 보니 우리 군은 포함되지 않은 곳이 많은 것 같다"며 "왜 우리는 빠졌느냐"고 항의해 관계자들이 진땀을 뺐다. 주민들은 대부분 "수변 생태공간 사업은 지역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하루 빨리 사업을 마무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일부 주민들은 공식행사를 마친 뒤 차윤정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본부 환경 부본부장에게 직접 찾아가 민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차 부본부장은 "지역민들의 사업 추진에 대한 욕구가 이 정도인지 몰랐다"며 "의견을 수렴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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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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