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기 침체에 금융시장 이상 기류] 국고채 쏠림 심화… 5년물도 기준금리 밑으로


국고채 5년물도 기준금리와 역전돼


최근 들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채권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이 기준금리보다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국고채 5년물 수익률도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와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 선호로 채권시장에 들어오는 자금이 풍부한 데다 기준금리의 추가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장기물로 자금 쏠림 현상이 확산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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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2.99%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이 기준금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 역시 이날 0.03%포인트 하락한 2.89%를 기록하며 지난 6일 이후 9거래일 연속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황이다. 또 국고채 1년물과 통화안정채권 1년물도 전날보다 나란히 0.03%포인트 하락한 2.91%를 기록하며 기준금리와의 역전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국고채 10년물은 이날 0.04%포인트 하락하며 3.16%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국고채 5년물의 금리역전 현상과 관련 기준금리가 연내 1~2차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 투자쏠림이 중장기물로 확산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정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당국이 경기침체를 우려해 기준금리 동결에서 인하로 방향을 바꾼 상황이어서 앞으로 연내 1~2차례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관 등 국고채 투자자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배팅하면서 3년물 뿐만 아니라 5년물 수익률도 역전현상이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채권시장에 돈이 많은 상황인데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중장기물에도 점차 영향을 주고 있다”며 “금리 인하 이슈와 채권시장의 풍부한 매수자금이 결합되면서 정책금리보다 국고채 금리가 낮아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채권 매수세도 금리역전에 한 몫 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2일 기준금리가 인하될 당시 국고채 815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점차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외국인은 국고채시장에서 지난 16일 1,567억원, 17일 2,694억원을 순매수했다. 채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고채 투자에 나선 외국인은 스위스ㆍ노르웨이중앙은행 등 유럽계 장기투자자여서 중장기물 투자 수요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채권시장 매매에서 2년 이상 물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흐름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수요 증가로 금리 하락압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와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비슷한 호주에서는 외국인의 국채 보유비중이 급격히 늘면서 금리역전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국내에서 외국인의 국고채 보유비중은 아직 14.43% 수준이어서 앞으로 외국인 비중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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