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0일 "북한에 대한 포괄적 패키지는 미국 단독이 아닌 한ㆍ중ㆍ일과 조율 과정을 거쳐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국내 중견언론인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만일 평양이 핵 없는 한반도로 돌아가는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다면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은 포괄적 패키지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한국 정부가 제안한 5자회동과 관련, "몇 달간 북한의 행동을 고려할 때 5자간 협력의 위상이 높아져야 한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우선) 6자회담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른바 '대북 포괄적 패키지'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서 먼저 제안한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이는 이 대통령이 최근 제안한 5자협의의 출발점으로 미국ㆍ일본 등과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캠벨 차관보는 또 최근 논란이 됐던 미ㆍ중ㆍ일 고위정책협의회 문제에 대해 "2ㆍ3년 전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됐을 때 중ㆍ일 관계가 좀더 좋은 환경에서 같이 일해 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경쟁이나 긴장을 예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중국과 일본은 관계가 좋아졌으며 현재 우리 모두의 가장 큰 우려는 한반도"라며 "현 상황에서 미국은 새로운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경우 한국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렇기 때문에 최근 이른바 5자협의의 개념에 대해 한국 정부와 협의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캠벨 차관보와 만난 자리에서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화를 재개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캠벨 차관보는 방한에 앞서 16~18일 일본을 방문했으며 이날 저녁 태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22~23일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수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