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ㆍ화학주가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가ㆍ정제마진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연말 투자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각 증권사들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기준으로 에어컨ㆍ자동차용 냉매와 2차전지 전해질 제품 제조업체인 후성의 올 4ㆍ4분기 영업이익이 3ㆍ4분기보다 39.35%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GS의 영업이익도 19.79%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비롯해 S-OIL(19.32%), OCI(14.02%), 코오롱인더(12.31%), 금호석유(11.67%), SKC(8.45%) 등 상당수 정유ㆍ화학업체들의 실적이 연말로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한솔케미칼, SK케미칼, 제일모직 등 일부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도 있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로 전반적인 기업이익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정유ㆍ화학업종의 실적이 올 하반기를 바닥으로 반등에 나설 것이라며 따라서 주가에 대한 기대를 가져 볼만 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8월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부각되면서 정유ㆍ화학주의 주가하락이 다른 업종보다 특히 컸다는 점에서 주가 저평가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유주의 경우 지난달부터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대를 꾸준히 유지하는 등 점진적인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에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10월초 한때 배럴당 70달러 중반대까지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석유제품 수요가 아직은 견조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 석유화학ㆍ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이 호황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장기적으로 이익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투자 매력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노후설비 폐쇄ㆍ 아시아지역 석유 수요 증가에 따라 정제마진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중국의 석유제품 수요 증가 추세가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내년에는 석유 수요가 증가하고 유가와 정제마진 흐름이 견조하다는 점에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며 "중장기적으로도 안정적인 정제마진과 비정유 부문의 선전을 감안할 때 오는 2014년까지 높은 수준의 실적 안정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영훈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는 한 중국 수급 개선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정유주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태지만 불확실한 우려보다는 눈에 보이는 중국 모멘텀을 더 신뢰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유주가 아닌 일부 화학주에 대해서는 눈높이를 다소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직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적어도 올 하반기까지는 실적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이후 업계의 대규모 증설이 당분간 예정되지 않은 만큼 수요창출보다는 양호한 공급에 의한 호황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중국 국경절 이후 화학제품 수요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으나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영향이 미미했다"며 "내년 1ㆍ4분기까지 수요개선이 별로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엔 신증설 감소로 마진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