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선행지표격인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가 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세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갈수록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가공단계별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는 전달에 비해 1.2% 올라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7.8%나 급등해 지난 9월(4.7%)에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뜀박질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오름폭은 2004년 12월 8.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 원재료ㆍ중간재 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1.2%에서 2월 1.0%로 상승 반전한 후 3월 2.1%, 4월 2.0%, 5월 1.1%, 6월 0.2%, 7월 0.4%, 8월 0.3%, 9월 1.5% 등으로 쉼 없이 오르고 있다.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가 급등한 것은 원재료가 곡물ㆍ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중간재 역시 주요 원자재 가격상승 및 공급차질 영향으로 석유제품ㆍ화학제품 및 금속 1차 제품을 중심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특히 급등하고 있는 유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는 원재료가 전년 대비 20.5%나 큰 폭으로 뛴 점이 원자재 물가 급등의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월평균 현물가의 경우 2월 배럴당 55.9달러에서 4월 64.0달러, 8월 67.4달러로 상승하다 9월 73.3달러, 10월 772.2달러로 급등세를 시현 중이다. 이달 들어서도 고유가 기세는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내년 초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원자재 물가 상승세는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원재료의 경우 주요 생산국의 이상 기후에 따른 공급감소, 해상운임 상승 등으로 농림수산품(0.2%)이 오르고 원유ㆍ비철금속 등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광산품(3.1%) 및 공산품(0.7%)도 올라 전월 대비 2.4% 뛰었다. 밀(9.7%), 옥수수(4.9%), 연광석(9.1%), 액화천연가스(3.1%) 등이 대표적 사례다. 중간재 역시 곡물ㆍ원유ㆍ니켈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및 주요 생산업체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공급차질 등으로 석유제품, 화학제품, 금속 1차 제품, 음식료품 등이 올라 전달보다 0.9%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6% 올랐다. 나프타(5.1%)를 비롯해 프로판가스(12.3%), 메탄올(59.5%), 니켈(3.2%), 스테인리스 강판(5.5%) 등이 크게 상승했다. 서비스를 제외한 재화 부문의 종합적인 인플레이션 측정지표인 최종재 물가는 전월 대비 0.9% 하락했으며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6% 상승했다. 자본재는 원화강세 영향으로 웨이퍼 가공장비, 프레스기 등 수입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3% 내렸고 소비재는 추석 이후 전반적인 수요감소와 제철상품 공급 증가 등으로 상추ㆍ버섯 등 농림수산품을 중심으로 1.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