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8억원의 가욋돈과 6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우즈는 14일(한국시간) 밤부터 나흘간 영국 런던 근교 웬트워스골프장 서코스(파72ㆍ7,047야드)에서 열리는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 16명만 초청해 1대1 매치플레이 토너먼트로 승자를 가리는데 우승상금이 무려 100만파운드(약 18억원)나 된다. 이는 세계 골프대회 우승상금으로는 가장 큰 액수다. 1회전에서 탈락해도 6만파운드(1억755만원)를 받을 수 있는 ‘돈 잔치’지만 우즈는 지난 98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출전이다. 당시 우즈는 결승에서 ‘이웃사촌’ 마크 오메라(미국)에게 역전을 허용한 뒤 발길을 끊었다. 오는 22일 아일랜드에서 개막하는 미국-유럽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을 대비해 오랜만에 출전을 결심했다. 물론 우즈의 시선은 우승컵에 맞춰져 있다. 매치플레이와 연장전 등 맞대결에서 압도적인 승률을 과시하는 우즈는 최근 미국 PGA투어 5연승으로 절정의 감각을 보이고 있다. 미국 PGA투어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PGA투어 공식 연승 행진을 이을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6개 대회 연속 우승은 지난 99년과 2000년에 걸쳐 기록했던 자신의 연승 기록과 같기 때문에 의욕이 남다르다. 하지만 1회전부터 결승까지 모두 36홀 매치플레이로 펼쳐지는 데다 출전 선수들의 면면이 화려해 우승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우즈의 첫판 상대는 숀 미킬(미국). 나머지 1회전 대진은 마이클 캠벨-사이먼 칸, 데이비드 하웰-콜린 몽고메리, 레티프 구센-폴 케이시, 애덤 스콧-마이크 위어, 짐 퓨릭-로버트 카를손, 어니 엘스-앙헬 카브레라, 루크 도널드-팀 클라크 등이다. # 우즈 "슈마허처럼 정상에 있을때 은퇴하고 싶어"
"정상에 섰을 때 메이저 경기에서 우승한 뒤 은퇴하면 좋겠다." 5개 대회 연속 우승, PGA투어 통산 53승 등으로 지치지 않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타이거 우즈가 '은퇴'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우즈는 13일(한국시간) 유럽투어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 개막직전 공식 인터뷰에서 최근 전격 은퇴한 자동차 경주 'F1(포뮬러 원)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독일)을 거론하며 자신도 그처럼 정상에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원조 테니스 황제였던) 피트 샘프라스가 그랬고, 미국 프로풋볼(NFL)의 존 엘웨이도 그랬다"면서 "현역 마지막으로, 그것도 메이저급 경기에서 우승하고 은퇴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는 또 "더 이상 몸이 말을 듣지 않고 경기에서 이기기 어렵다면 계속 할 이유가 없다"면서 "몸 상태를 언제까지 최상으로 유지할지 아무도 모른다. 운동선수는 의욕은 넘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 날을 언젠가는 맞이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그는 최근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초청을 받아 남자프로테니스(ATP) 메이저대회인 US오픈 결승전을 참관했던 데 대해 "경기 전후에 페더러와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면서 "종목은 비록 다르지만 페더러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유사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친구로 오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우즈는 골프경기에서 메이저 대회 12승으로 잭 니클로스의 최다승(18승)에 도전 중이며 페더러는 테니스에서 메이저 9승으로 샘프라스의 최다승(14승) 경신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