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대형 은행들의 급속히 몰락하는 상황에서 영국 2위 은행인 스탠다드챠타드가 지난해 역대 최고의 이익을 거뒀다. 캐나다 5대 은행들 역시 우려와 달리 건전한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은행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비결로는 ▦서구권 위주에서 탈피한 영업관행 ▦엄격한 대출 요건 ▦구제 금융을 받지 않아 정부 규제로부터 더 자유로운 점 등이 꼽혔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스탠다드챠타드 은행이 지난해 48억 달러의 세전 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20%대의 신장율을 달성하며 은행 역사상 최대 이익 규모를 실현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캐나다왕립은행(RBC) 을 비롯한 캐나다 5대 은행들 역시 1월 말로 마감한 최근 분기 결합 순이익이 23억 달러에 달하며 건전한 이익 규모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FT는 스탠다드챠타드가 선전한 이유에 대해 자국 내 영업 비율이 높지 않은 점과 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경쟁자들이 대거 이탈, 기업 부문의 영업이 30% 가까이 신장하는 등 '반사 이익'을 거둔 점을 들었다. 피터 샌즈 스탠다드챠타드 CEO는 "RBS나 씨티은행 등 기업 부문 경쟁자들이 잇달아 해외 영업을 축소하고 정부의 압력에 따라 주택 시장 안정에 치중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은 정부자금을 받지 않은 우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평했다. 샌즈는 이어 "아시아 시장도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서구권처럼 구조적인 위축을 보이고 있진 않다"며 "앞으로도 아시아ㆍ중동ㆍ아프리카 시장의 둔화세가 더 짧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나다 은행의 실적도 돋보이긴 마찬가지다. RBCㆍ토론토 도미니언ㆍ노바 스코샤ㆍ캐나다 임페리얼ㆍ몬트리올 등 5개 은행은 지난주 이 같은 이익 규모를 공개하며 주식 배당금역시 변함없이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들 5개 은행은 금융위기 이후 각광 받는 은행 건전성 지표인 기본자본(Tier-1)비율이 모두 9% 이상이며, RBC 등 3개 은행의 경우 스탠다드챠타드 은행 마찬가지로 10%가 넘는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자본비율이 8% 이상이면 우량은행으로 평가된다. FT는 캐나다 금융기관들이 미국 은행에 비해 안정적인 소매망을 보유하고 있고, 주택 부문에 있어 더 보수적인 대출 조건을 갖고 있는 점을 실적의 비결로 들었다. RBC의 고든 닉슨 은행장 겸 CEO는 "이번 실적 발표는 캐나다 은행의 저력과 다각화된 비즈니스 모델의 진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