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O.CLO 980억 부실발행실적 5조 7,466억… 목표의 20% 밑돌아
정부의 정책의지와는 달리 채권담보부증권(CBO)과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이 기업 자금난을 완화시키는 핵심 수단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중 신용보증을 통해 총30조원의 CBO와 CLO를 발행, 기업들의 자금난 해소를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발행 실적은 5조7,466억원에 그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채권풀에 편입된 회사채와 대출채권이 급격히 부실화되면서 신용보증기금의 '기업 고르기'가 갈수록 까다로워질 전망이어서 CBO와 CLO의 기능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 발행계획 대비 20%도 못 미쳐
정부가 회사채 차환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CBO의 경우 당초 계획은 10조원의 보증공급을 통해 20조원의 CBO를 발행하는 것이었지만 지금까지 1조9,285억원 보증공급에 발행 규모는 3조8,780억원에 불과, 계획의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ㆍ3기업 퇴출판정 때 회생가능기업으로 판정된 235기업들에 대한 신규자금지원 용도로 시작한 CLO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당초 7조원의 보증공급을 통해 10조원을 발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1조7,030억원 보증에 1조8,686억원 규모만이 발행됐다.
◆ 무엇이 문제인가
CBO의 경우 정부 대책이 나올 당시에 비해 현재 상황이 많이 변했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올 초 신용경색으로 신용등급에 상관 없이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신용등급이 괜찮은 기업들도 CBO 풀에 편입을 신청, 일정등급 이상의 CBO 등급을 유지하고 여기에 신보의 보증을 더해 상품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회사채 시장이 살아나면서 이러한 발행 구조가 형성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 신보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한화ㆍ두산ㆍ코오롱그룹 등 투자등급 마지막 단계인 'BBB- '기업들의 회사채를 집어넣어 전체 신용등급 'BB+'를 맞출 수 있었다"며 "그러나 이들 기업들이 하반기 들어 자체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어 현재 상품성 있는 CBO를 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일정등급 이하 기업의 경우 회사채 차환발행의 수단이 없어지게 된 셈이다.
CLO 역시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회생가능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신용상태가 좋지 못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일정부분 후순위채를 인수해야 하는 은행이나 신용보증을 공급해야 하는 신보 모두 적극 나서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 대책 마련 서둘러야
신보는 선정기준을 강화하는 대신 자격요건이 갖춰진 기업들에는 가급적 발행기회를 많이 주기 위해 투기등급 계열에 속하는 기업들에 대한 기업당 발행한도를 확대하고 업종별 제한도 완화했다.
이밖에 계열사 중 법정관리나 화의기업들이 있을 경우 동일 계열 기업들에 대해 편입을 제한해왔던 규정도 폐지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CBO와 CLO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CBO와 CLO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현상황에 맞게 CBOㆍCLO 발행 메커니즘을 재검토하는 것과 함께 정크본드 활성화방안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용어] CBO와 CLO채권담보부증권(CBOㆍ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은 개별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새채를 모아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이고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ㆍ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은 은행들이 기업들에 대출해준 뒤 이 대출채권을 묶어 발행하는 증권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서 발행되고 있는 CBOㆍCLOsms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이 더해지면서 시장 내 매각이 수월해지는 특징이 있다.
최윤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