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종금 5사 추가정업 금융·재계 표정

◎불만… 허탈… 항의… 정부불신 팽배/일부종금 “문닫으니 차라리 속시원”/“정업이 현정부의 최선정책” 비아냥/은행 “CP 한시허용 립서비스인가”/한화·동국 계열사에 불똥튈까 촉각10일 5개 부실종금사에 대한 업무정지가 전격적으로 내려지자 금융시장의 혼란이 극도에 달했다. 이날 금융시장 안정대책 발표에도 불구, 환율은 외환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상승제한폭까지 올라 거래가 중단됐고 금리는 법정상한선인 연 25% 단일금리로 고착되는 등 금융공황상태는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재정경제원 관계자들은 이날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불안이 계속되자 겉으로는 점차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내심 초조해하는 모습. 재경원 관계자는 『예금자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것이 급선무』라며 『내년 2월 이후로 예정된 예금인출 시기를 앞당겨 1월중에도 소액씩이나마 제한적으로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설명. 그는 또 『이번 대책이 성공하려면 금융기관들이 정부를 믿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 ○…영업정지를 당한 5개 종금사 건물 주변에는 상오 9시께부터 경찰병력이 배치, 만일의 불상사에 대비. 해당 종금사들 앞에는 이른 아침 소식을 전해들은 고객들이 셔터가 내려진 정문앞에서 거세게 항의. 일부 고객은 종금사 직원들이 업무정지가 일시적이며, 원리금이 전액 보장된다는 종금사직원들의 설득에도 불구, 『더이상 정부의 정책을 믿을 수 없다』며 무작정 예금을 내놓으라고 아우성. ○…이날 정업을 당한 일부 종금사들은 영업정지가 차라리 잘됐다며 반기는(?) 모습. 모 종금사 임원은 『업부정지 조치 이전에도 예금인출을 계속됐었다』며 『콜은 안돌고 예금은 몽땅 빠져나가는 상황이 지속되느니 셔터문을 닫고 기다리는게 차라리 속시원하다』고 설명. ○…은행권은 5개 종금사에 추가로 업무정지조치가 내려지자 신뢰를 저버린 정부당국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허탈함을 감추지못하는 표정. 시중은행 자금부 한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종금사의 추가 영업정지는 없다고 밝히면서 자금지원을 강요해왔다』며 『하지만 다시 5개 종금사에 업무정지조치를 내림에 따라 이제는 더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게됐다』고 분통. 은행권은 정부가 금융시장불안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채 계속해 임시방편만을 쓰고 있다며 자금부족사태가 발생하는 금융기관을 업무정지시켜나가는 방안이 정부가 낼 수 있는 최선의 아이디어라고 비아냥. ○…정부가 은행 신탁계정으로 하여금 기업어음(CP) 할인을 연말까지 허용키로 했다는 발표에 은행권 자금담당자들은 한마디로 기업에 대한 「립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 은행들도 자금이 부족할뿐더러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을 맞추는등 생존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경황이 없는데 기업사정까지 생각해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은행권은 또 정부가 연말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은행 구조조정작업의 기초자료로 사용하지않겠다고 밝힌데 대해서도 더이상 믿지않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나부터 살고보자」라는 인식이 팽배해진 상태. ○…신한종금과 중앙종금은 정부가 단순한 자금부족 규모만으로 영업정지 대상을 선정한데 대해 억울하다는 표정. 중앙종금관계자는 『지난 4일까지만 해도 자금사정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며 『종금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감이 확산되면서 고객들의 예금인출이 쇄도,최근 단 이틀동안만 자금이 부족했다』고 억울함을 호소. 이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부실해서 영업정지를 당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자금순환 곤란으로 인해 이같은 결과가 초래됐다』며 『중앙종금을 부실종금사 범주에 몰아넣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변. 신한종금측도 『정부가 자금부족규모 1조원선을 데드라인으로 책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종금사를 일방적으로 영업정지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안다』며 『불과 며칠동안 자금부족에 빠진 결과치고는 너무나 혹독하다』고 촌평. ○…나라종금의 영업정지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달 나라종금 지분을 대거 인수한 보성그룹은 초비상상태. 4백8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인수한지 불과 20여일만에 나라종금이 영업정지를 당함으로써 사실상 투자원금 회수가 불투명해졌기 때문. 보성그룹 관계자는 『4백80억원의 투자자금중 일부는 이미 현금으로 지불됐으며 나머지는 어음으로 결제할 예정』이라며 나라종금 회생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한화그룹은 10일 계열사인 한화종금에 대해 업무정지 명령이 내려지자 『이미 예상했던 일로 그룹의 자금조달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주장. 한화그룹은 이미 9일 저녁 한화종금 업무정지를 예상하고 각 계열사별로 자금담당자들이 회의를 갖고 여파를 점검하는 등 발빠른 대응. 그룹 관계자는 『동일계열 여신한도 규정에 따라 한화 계열사들이 한화종금에서 빌린 대출금 총액은 1천2백50억원으로 그룹 전체 자금조달 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고 강조. 한화는 그러나 이번 일이 금융권내 한화그룹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주거래은행인 한일은행 등 금융권을 상대로 한화종금 업무정지가 그룹 경영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음을 홍보. 한화는 이와함께 한화종금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증자 ▲그룹내 타 금융사와의합병 ▲다른 종금사와의 합병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 그러나 한화종금의 경우 상당지분을 확보중인것으로 알려진 박의송우풍상호신용금고 회장측과의 경영권분쟁이 향후 정상화과정에서의 변수로 떠오를 전망. ○…동국제강은 소속 계열사인 중앙종금이 10일 영업정지되자 정부의 이번 조치가 그룹 계열사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9개 종금사가 영업정지될 때부터 중앙종금의 증자와 부실채권축소등 자구책을 검토해왔으나 이처럼 빨리 영업정지가 이루어질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영업정지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는 방침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설명. 이 관계자는 그러나 『그룹과 계열사들이 중앙종금으로부터 빌려쓴 자금이 없는데다 그룹이 현재 확보하고 있는 현금만도 3천억원에 이르고 있어 중앙종금 영업정지로 인해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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