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조각展 오늘부터 인사아트센터서우주와 생명의 운율을 시각화한 조각가 문신(1923-1995) 씨의 5주기전이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28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흑단작품 30여점과 유화 5점, 드로잉10여점이 출품된다. 이중 드로잉은 그가 프랑스 파리에 정착했던 1967년에서 타계하던 해까지 그렸던 것들이다.
문씨는 균제미, 즉 시메트리(SYMMETRY)의 대가로 꼽힌다. 그가 생명성 표현의 주 재료로 사용한 것은 흑단과 주목, 쇠나무였다. 이중 색이 검어 오목이라고도 하는 흑단은 특유의 광택과 결로 인해 문씨의 깊은 사랑을 받았다.
문씨는 조각가로 널리 이름을 날렸지만 회화로 미술인생을 시작한 작가다. 이번에 출품되는 5점의 유화는 그의 전반기 미술활동을 짐작케 하는 작품들이라고 할 수있다.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는 사실이 그의개인사는 물론 민족사의 일면을 엿보게 한다. 그림을 어렵게 공부하던 그는 1939년일본으로 밀항해 서양화를 본격적으로 배웠다. 해방과 더불어 귀국한 후 한국전쟁피난중에도 두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는 사실이 그의 맹렬한 창작열을 말해준다.
그의 예술세계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1960년대의 프랑스 체류였다. 40이 다된 나이에 미술의 본바닥 파리로 건너간 문씨는 그곳에서 추상화에 심취했다. 조각으로선회한 것은 당시 호구지책삼아 고건축 수리를 맡았던 게 인연이 됐다. 문씨는그때 지붕수리에서 미장, 석공, 장식 등 온갖 일을 다 했다.
이에 대해 문씨는 생전에 『이런 일들을 하며 나는 당연히 추상조각이라고 할 수있는 부조와 조각을 위한 구축적인 방법도 창출하게 됐다. 나는 그때 조각이라는 천업을 발굴했던 것이다』고 술회한 바 있다.
흑단으로 만들어진 문신의 조각작품입력시간 2000/06/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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