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 "기업.은행 내실다지는 2차 개혁 필요"

■대담=朴時龍 부국장 겸 정경부장/經營學博士연말을 맞아 지난 2년간의 구조개혁을 평가하고 새 밀레니엄 첫해인 내년 경제를 전망하기 위해 국민의 정부 경제팀 수장인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났다. IMF체제에서의 위기관리와 구조개혁을 총괄한 康장관은 그동안의 노력이 상당한 성과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오랫동안 누적돼 온 우리경제의 구조적 환부에 대한 외과적 치료를 마친 상태에 지나지 않는다』며 『무한경쟁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기업 은행등 각부분의 소프트웨어 혁신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앞으로 추진될 2차 구조조정에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은 없을 이라고 밝혀 구조조정 방식의 변화를 시사했다. 또 경제팀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주식시장에 언급, 『 우리경제의 회복국면을 반영해 앞으로 1_2년간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최근 일고 있는 기업의 자금조달과 벤처기업의 발전을 뒷받침할수 있도록 코스닥을 비롯한 자본시장 육성을 위해 정부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도 우리경제는 물가불안이 없는 가운데 6%선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금리는 회사채 기준으로 8.0_10.0%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_오랜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낸 것 같습니다. 지난 2년동안 경제운용과 구조조정을 총괄해 오셨는데 그동안의 구조조정 성과를 총평해 주시고 미흡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엇인지 밝혀 주십시요. ▲금년이 작년보다는 낫습니다. 경제상황이 좋아지는 만큼 덜 힘들었습니다. 언제 우리가 금융구조조정을 해 봤습니까. 그러나 이제 겨우 환란의 상처를 치유하고 제도적인 틀을 고친데 지나지 않습니다. 앞서가는 선진 금융시스템과 격차가 생기면 다시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선진국을 따라 잡을 수 있게 뛰어야 합니다. 기업부문 역시 많은 부분을 고쳤지만 선진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내부적인 소프트웨어를 혁신하는 것이 남은 과제입니다. 정부, 공기업 개혁이 부진하다는 말이 많은데 특성상 성과가 늦게 나타나게 됩니다. 특히 정부의 공기업 프로그램중 많은 부분은 내년과 내후년에 성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_가장 힘들었던 고비는 언제, 무엇이었는지요. ▲역시 큰 고비는 노동문제였습니다. 부실금융기관을 퇴출시킬 때도 금융노도가 반발했고 재벌 구조조정 때도 대기업 노조가 강력히 반발해 기업이 바라는 만큼 고용조정을 하지 못했습니다. 즉 경제논리와 사회 또는 정치논리가 대립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구조조정을 처음으로 당해보는 일반국민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설득시키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국민들은 「이렇게 공적자금을 많이 써도 되나」, 「재정적자를 늘려도 되나」하고 걱정했습니다. _올해 경제운용 성과에 대한 평가와 내년도 경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올해 경제회복은 기대이상이었습니다. 물가, 국제수지의 안정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정책만으로는 풀 수 없는 구조조정과정에서의 국민이 입은 상처등 후유증이 있습니다. 내년에는 실질경제성장 6%, 물가 3%, 국제수지 흑자 120억달러등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_ 경제회생의 견인차 역활을 한 주식시장 전망은. 앞으로 1_2년간 경기가 상승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주가도 1_2년간 상승세를 탈 것이 분명합니다.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주가가 골고루 올라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선도주와 소외주가 나타날 것입니다. 선도주는 신기술업종에 속한 종목들인데 문제는 개인들이 신기술에 생소하다는 점입니다. 전문지식이 없는 투자의 경우 리스크가 클 수 있습니다. _정부가 건전화대책을 발표했읍니만 코스닥시장이 과열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코스닥시장을 포함한 정부의 자본시장 발전방향을 밝혀주십시요. 기업들은 올해 거래소시장을 통해 지난해의 2배가 넘는 34조원을 조달했습니다. 이같은 직접금융조달 덕분에 기업의 재무구조개선이 가능했습니다. 코스닥시장도 최근 일일 거래대금 규모가 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의 300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같은 코스닥시장의 활황은 중소, 벤처기업에 직접자금조달길을 터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봅니다. 얼마전 G_20재무장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그린스펀의장은 『외환위기를 겪은 나라들은 자금조달을 하는데 은행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국가들』이라면서 『직접금융시장과 증권, 투신산업이 발달한 국가들은 금융위기 발생의 위험이 적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자본시장은 계속 육성,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저물가에 바탕을 둔 저금리 정책을 지속해 직접금융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입니다. _ 내년도 물가, 금리, 환율등 주요 거시지표에 대해서는 어 게 보십니까 과거 인플레 망령은 부동산가격 폭등에 기인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이같은 인플레 우려는 없습니다. 주택보급율이 이미 90%를 넘어섰고 앞으로 2_3년후면 100%를 넘을 것입니다. 주택보급율이 60_70%일때는 아파트가격 폭등의 우려가 있지만 앞으로는 절대 이같은 일이 생길 수 없습니다. 고성장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고전적 경제이론도 이제 무너지고 있습니다. 미국경제가 현재 9년째 지속하고 있는 고성장, 저물가, 저실업을 과거의 경기순환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입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물류, 유통비용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과거처럼 경기가 활황세를 보인다고 해서 인플레이션이 유발된다는 이론은 맞지 않습니다. 일부 연구기관들이 제기하는 금리인상등 선제적 물가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찬성하지 않습니다. 금리는 내년 실질경제성장률이 6%, 인플레이션은 약 3%로 예상되기 때문에 9%를 기준으로 해서 위아래로 1%포인트의 편차를 보이는 수준에서 안정될 것입니다. 문제는 임금입니다. 무분별한 보상심리가 확산되면서 임금이 올라가면 인플레 요인이 될 것입니다. 환율은 하락(원화절상)압력이 예상되나 정부가 무분별한 시장개입은 지양하겠지만 과도한 환율변동을 방치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주요국 경기와 환율동향을 보면 그동안 미국위주의 경기회복에서 이제 일본과 아시아, 유럽으로 경기회복세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즉 과거 미국중심의 단일체제에서 세계경제가 다극체제로 변모하고 있어 그동안 미국에 집중됐던 국제적인 자금(달러)흐름이 일본과 유럽쪽으로 옮겨가고 있읍니다. 이에 따라 엔고가 불가피하고 우리나라도 경상수지흑자 지속, 외국인들의 직접투자 지속등으로 원고절상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_GM이 대우차 인수의사를 밝히는등 대우차처리문제가 급진전되고 있는 것 같은데, 대우자동차 해외매각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세계적으로 자동차산업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세계적으로 자동차경영에 능력있는 곳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경영의 네트 과 세계적인 기술, 생산능력을 갖춘 곳에서 경영을 맡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세계추세는 그 기업이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하지 대주주가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매각방식은 제한경쟁입찰방식이 될 것입낟. GM, 포드와 현대등 국내사도 포함합니다. 결정에 있어서는 가격외에도 고용유지, 기술개발투자 문제등 종합적인 고려를 할 것입니다. 삼성자동차에서 인수한다는 얘기는 근거없는 얘기입니다. 삼성자동차는 따로 해외매각을 추진중입니다. _2차 재벌개혁, 구조조정은 어떻게 추진됩니까. 재벌에 대한 지난 1차 구조조정에 있어서는 재무구조개선약정이라는 것을 통해 금융기관과 재벌, 그리고 정부가 3자 공동으로 개혁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2차 개혁에 있어서는 정부가 빠지고 금융기관과 기업간의 자연스러운 구조개혁이 될 것입니다. 정부는 은행의 과다대출등을 감독하는 건전성 감독에 주력할 것입니다. _노사문제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분배문제와 생산적 복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시 노사분규의 회오리에 휘말리게 되면 지난 2년간 구조개혁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습니다. 구조개혁은 과거의 왜곡됐던 경제구조를 정상화시켜 놓은데 불과하고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이제 경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분배문제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시장경제(신자유주의), 시장경쟁이 확산되면서 승자와 패자의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경쟁력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구조개혁을 진행하고 있지만 나름의 분배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생산적 복지시스템입니다. 복지하면 과거에는 있는 사람들로부터 없는 사람에게로 부(富)를 이전하는 측면(WELFARE)이 강했다면 이제 복지는 스스로 일해서 소득격차를 줄이는 워크페어(WORKFARE)의 성격이 강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자리가 많아야 하고 근로자가 부가가치 창출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에 주력해야 합니다. 그래도 생계가 곤란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으로 최저생계를 보호해 줄 것입니다. _인터넷혁명, 정보화시대에서 우리경제의 비젼은 무엇입니까. 내년부터 선진국과의 경쟁은 인터넷 경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기업들도 빨리 인터넷혁명 대열에 들어와야 합니다. 과거 정보화는 기업내부의 정보화였다면 앞으로는 기업과 소비자간, 대기업과 중소부품업체간, 기업과 학계·연구소·벤처등 연구집단간, 기업과 정부간 정보화가 될 것입니다. 이같은 네트워킹이 빨리 진행돼야 선진국 대열에 조기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정보화는 고성장을 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없애 고성장에 따른 물가부담도 덜어 줍니다. 이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누리려면 빨리 인터넷 혁명대열에 뛰어 들어야 합니다. 고무적인 것은 이미 주식거래의 40%이상이 사이버거래로 이뤄지고 있고 인터넷 인구가 7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우리경제는 희망적입니다. _시중은행 대부분이 국유화된 가운데 워크아웃 기업이 늘어나면서 신관치(新官治)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워크아웃을 관치라고 하면 금융감독을 없애라는 것과 같습니다. 돈을 빌려줬으면 채권확보를 위해 금융기관이 개입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가장 나쁜 것은 정부가 은행의 인사, 대출결정등 경영에 관여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인사, 대출결정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만큼 관치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습니다. 금융기관 스스로 돈빌려준 기업을 관리하는 것은 절대 관치가 아닙니다. 이들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이 정부기구가 아닌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금감위와 금감원이 독립규제기구로 작동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줘야 합니다. 정치적 중립성만 유지한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_내년 2월 대우채 95% 환매에 따른 금융혼란의 가능성은 없습니까. 9일 현재 대우채권 편입펀드중 개인·일반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규모는 34조2,000억원 수준입니다. 최근에는 각 투신사가 대우채권에 대한 지급비율을 현행 80%에서 자율적으로 상향조정하여 지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환매가 내년 2월이후에 집중되는 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봅니다. _내년 7월로 예정된 채권시가평가제는 그대로 되는지요. 시가평가 적용펀드가 늘고 있고 장부가 평가가 적용되는 기존펀드 또한 만기도래에 따라 점진적으로 소멸되면서 규모가 줄고 있어 예정대로 내년 7월1일부터 채권시가평가를 본격적으로 실시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정리=안의식기자ESA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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