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유럽계 자금 모니터링 강화할 때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1,150원까지 치솟는 등 환율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을 비롯한 유럽 재정불안이 증폭되면서 외환시장이 극도의 불안에 휩싸여 있는 모습이다. 최근 1개월 동안 원화는 10% 가까이 절하될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 외환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서면서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지만 환율상승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핫머니가 원화가치 급락(환율상승)에 베팅하고 있으며 지금 같은 추세라면 1,200원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원화환율이 치솟고 있는 직접적인 원인은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의 지원이 지연되는 가운데 이탈리아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증폭된 유럽발 불안감이다. 이 같은 불안감이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를 늘리면서 환율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최근의 환율상승이 달러화 선호에 따른 수급상의 문제에 그친다면 큰 충격은 피할 수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유럽의 금융불안에 따라 국내에 들어와 있는 유럽계 자금의 대거유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유럽의 위기가 확산될 경우 유럽 은행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등 국외투자자금 회수를 늘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환율이 폭등하고 경제 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환율불안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책대응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국내에 유입돼 있는 유럽계 자금의 규모 및 성격, 그리고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유럽 위기가 증폭돼 유럽계 자금이 일시에 대거 유출될 가능성에 대비,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외화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외환당국도 단기외채 축소를 비롯해 외채구조의 건전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환율상승 효과를 극대화는 것도 과제다. 기업들은 수출의 가격경쟁력 향상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수출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 환율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물가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점에서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강화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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