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까지만 해도 매년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지난해 말 EBS 활성화라는 뜬구름 잡는 얘기를 한 게 전부"라며 "교육개혁을 한다지만 여기에도 사교육비 부담을 덜 알맹이는 빠져 있어 과연 정부가 과도한 사교육비의 심각성을 알고는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서비스업 활성화를 위해 날로 커지는 사교육 시장을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는 "대부분의 학원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결제를 유도하고 있다"며 "교육시장을 서비스업으로 본다고 해도 소득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세무조사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일선학교의 수업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교원의 평균적 자질은 학원 강사들보다 훨씬 우수하다"며 "자질구레한 행정업무를 줄이고 관료화된 학교 내 문화를 깨는 방식으로 교사들 간의 경쟁을 키운다면 사교육 의존도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홍콩 정부는 지난 2000년 일선 고등학교의 수업 시스템을 오전에는 정규 교과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학생들에게 수업 선택권을 주는 식으로 바꿨다. 학생 간 학습격차를 인정하는 철학에 근거한 변화였다. 이는 교사 간의 생산적 경쟁을 이끌어냈고 자연스레 공교육 경쟁력도 높아졌다.
교육과정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범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겸 교육평론가는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절반가량은 학교 수업을 보충하기 위해서라고 답한다"면서 "적어도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은 학교에서 책임지고 가르친다는 인식이 필요하고 정해진 학기 내에 교과과정을 끝마칠 수 있도록 학년별 수업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