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우리는 처음 손가락을 꼽아가며 산수를 배운다. 그리고 학년이 올라갈 수록 수많은 공식으로 풀어야 하는 수학을 익히게 된다.골프도 마찬가지다.
처음 입문하면 그립, 어드레스 등 기본에 관해 배우게 된다. 슬라이든 훅이든 일단 공이 떠서 날아가면 그것으로 즐거워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의 골프는 산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비거리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서 몸과 마음에 힘이 들어가고 동시에 방향은 좌우로 휘기 시작한다. 휘는 공을 똑바로 잡아보려고 애를 쓰고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 때가 더 이상 산수가 아닌 수학문제를 풀어야 하는 단계다.
산수는 공식없이 풀 수 있겠지만 난이도가 높은 수학은 공식을 모른 채 풀기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때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비거리와 방향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이상적인 스윙」이라는 고난도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공식을 알아야 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그 공식을 터득하는 방법은 마음속에 있다. 결과에 급급하지 말고 서서히 문제에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볼의 구질을 이해하자. 방향은 두 가지다. 볼이 처음 날아오르는 이륙방향, 그리고 최고 정점에 다다른뒤 좌우로 휘며 커브를 그리는 비행방향이다.
이륙방향은 스윙 궤도에 의하여 결정이 된다. 만약 다운 스윙이 몸의 안쪽으로 들어 왔다면 헤드의 페이스가 슬라이스 방향으로 열려있었다 하더라도 볼은 일단 왼쪽으로 떠 나가게 된다. 반대로 다운 스윙이 인에서 아웃으로 즉,바깥쪽으로 밀렸다면 헤드가 닫혀 맞았어도 볼은 목표의 오른쪽 방향으로 이륙한다.
이렇게 이륙한 볼은 다시 한번 방향을 전환하는데 그것이 바로 헤드 페이스의 방향때문이다. 헤드가 볼에 맞는 순간 오픈된 상태였다면 볼은 목표의 왼쪽으로 이륙을 했어도 비행방향이 오른쪽으로 휘어 결국 목표의 오른쪽으로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자신의 구질을 단순히 최종 비행방향과 낙하 지점만을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이륙방향과 비행방향을 나누어 유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스윙 궤도와 페이스 각도가 잘못되는 데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고 그것을 고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그러나 가장 기초적인 구질의 원리, 즉 공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영원히 고치기 힘들다. 지금도 연습장에서는 공식을 모른 채 이런 저런 숫자를 넣어보며 문제를 풀려고 하는 골퍼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