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연극 '택시 드리벌' 프로듀서로 나선 김수로

"중극장 연극 부활 신호탄 쏩니다"




아이맥스 영화처럼 매력 큰데

돈 안된다는 이유로 포기하면 다양한 선택권 사라지는 셈


장진 감독 작품 11년만에 무대화

강성진·김민교·박건형 등 출연


"프로듀서 김수로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 저돌적이예요."

(연출가 손효원)


"수로 형은 늘 발 빠르게 좋은 작품을 기획해 출연을 제안해요. 배우 입장에선 거절할 명분이 없죠."

관련기사



(배우 김도현)

대중에게 김수로(사진)는 개성 넘치는 연기자이자 예능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익살꾼이다. 그러나 공연계에선 대학로 흥행 공연 여럿을 기획한 '김수로 프로젝트'의 장본인이다. 2011년 제작자로 변신해 대학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그가 프로젝트의 열두 번째 작품으로 장진 감독의 연극 '택시 드리벌'을 무대에 올린다.

"대중에게 친밀한 작품이자 연극 하는 사람들에겐 교과서적인 작품이 택시 드리벌이죠. 2004년 재연을 마지막으로 11년간 무대화하지 않은 작품이라 관객에게 다시 알려주고도 싶었고요." 택시 드리벌 연습실에서 만난 김수로는 이번 연극을 "중극장 부활의 신호탄"이라고 설명했다. 소극장 작품인 택시 드리벌은 이번에 600석 규모의 중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굳이 작은집 살림을 큰집으로 옮겨가려는 이유에 대해 그는 "중극장이나 대극장 연극이 없어지는 게 섭섭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극장이 좀 더 사실적인 작품 표현에 유리하다면 대극장은 마치 영화를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보는 것 같은 그 나름의 매력과 맛이 있어요. 예전엔 이런 중대형 극장용 연극이 많았는데, 이젠 나랏돈 받지 않고는 망한다는 인식 속에 점점 사라지고 있죠."

미래 관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욕심도 담겨 있다. 경기도 안성에서 자란 김수로는 어린 시절 시장에서 펼쳐지는 '품바' 말고는 이렇다 할 공연을 볼 수 없었다. "좀 다양한 공연을 접할 수 있었다면 나의 예술적 상상력도 더 향상됐을 거라는 아쉬움이 늘 컸죠. 중대형 극장 공연을 '돈 안 된다'는 이유로 하지 않으면 지금의 어린 친구들에게 참 억울한 일이라는 생각에 무리해서라도 작품을 올리는 거죠." 그는 "소형이든 중·대형이든 극장 규모별로 최적화된 공연이 늘어나면 언젠간 야외 2,000석을 채울 만한 좋은 공연도 나올 것"이라며 "그 일을 내가 꼭 해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강성진·김민교·박건형·김도현 등 출연진 전원을 직접 캐스팅했다는 김수로는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해 같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캐스팅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배우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작품 기획부터 캐스팅, 때론 출연에 이르기까지. 이 쉽지 않은 도전을 가능케 하는 힘은 역시 사람이다. "제 곁의 연극 하는 친구들이 더 잘 되고 돋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남들 한 작품 할 때 저는 4~5개를 올렸어요. 이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게 제겐 큰 행복이거든요."

39세 노총각 덕배가 서울에서 택시기사를 하며 만나는 다양한 소시민의 삶을 그리 '택시 드리벌'은 9월 1일부터 11월 2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송주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