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이 어지럽다. 입국심사가 하루가 다르게 강화되고 유학생들의 입지도 크게 좁아졌다. 영주권자들마저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일선 이민 변호사들조차 “영주권자들은 조용히 살지 않으면 언제 무슨 일을 당할 지 모른다”고 조언하고 있다. 강화된 공항 검색으로 해외 여행뿐만 아니라 국내 여행도 불편해졌다. 언제까지 이같은 불편을 감수해야하나. 최근 강화된 이민법 이후 한인들이 당한 불편 사례와 이민규정, 유의할 점등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한국을 방문하고 LA공항을 통해 최근 입국한 장모(42)씨는 2차 심사대에서 하루종일 곤욕을 치렀다.
7년전 배우자를 폭행해 경찰에 연행되고 법원으로부터 교육과 보호관찰형을 받았던 장씨는 당시 혐의가 입국불허와 추방사유가 되는지에 대한 조사를 받은 후에야 풀려났다. 물론 또 한번 유사한 혐의로 실형을 받으면 형을 마친 후 바로 추방된다는 경고까지 받았다. 9·11 사태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50개주 범죄기록 조회 시스템 때문이다.
또다른 영주권자인 이모(65)씨는 한국에서의 장기체류가 너무 잦다는 이유로 역시 2차 검색까지 입국불허 직전에서 엄중 경고를 받은 후 영주권을 되돌려 받고 입국했다. 이씨의 여권에는 이민국 직원만 알 수 있는 `미국 영구 거주 의심자`를 표시하는 도장이 찍혀 있어 또다시 해외장기체류가 있을 경우 영주권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주권자의 시민권 신청도 쉽지 않다. 영주권이 불안해 시민권을 신청해보지만 오히려 이민국에 자신의 소재와 추방이 가능한 5년, 10년전의 범죄기록만 알려주는 결과가 돼 추방절차에 들어간 한인들도 있다. 스티브 장 이민변호사는 “현 상황에서 영주권자의 권리나 법적 보호는 거의 전무한 상태”라고 말했다.
추방이 가능한 범죄행위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한인들에게 특히 많은 음주운전이나 부부싸움 등 일상생활에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행위도 비도덕 범죄로 간주돼 사안에 따라 추방을 당할 수 있다.
8월1일부터 전면 시행되는 유학생 감시 시스템(SEVIS)에 따라 새로운 재학증명서(I-20)를 받지않으면 출입국이 불가능해진다. 무엇보다도 앞으로는 재학기간중 항상 감시와 추적을 당하게돼 지금처럼 한 학기 휴학을 내거나 파트타임 재학하면서 일을 하는 등 적당히 학교를 다닐 수 없게된다. 오는 8월1일부터 실시되는 유학생 감시시스템(SEVIS)의 시행으로 미국 정규 대학을 제외한 학원이나 기술학교가 발급하는 재학증명서(I-20) 소지자에 대한 유학비자도 잘 나오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미국에 관광차 방문하려는 외국인들에 대한 입국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관광비자를 신청한 정모(29)씨는 과거에 비해 비자 발급절차가 훨씬 까다로워진데다 비용도 많이 들어 어려움을 톡톡히 겪었다. 비자를 신청한지 17일만에 인터뷰를 할 수 있었고 인터뷰 당일 무려 3시간이나 기다려야 했지만 미국 불법체류를 걱정하는 영사에게 재정 및 직장 증명서 등 갖가지 서류를 보여줘야했다. 다음달부터 인터뷰가 의무화되면 비자 발급 적체 현상을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조환동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