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TV 시장에서 9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 올해에는 신제품 'SUHD TV'를 앞세워 10년 연속 패권 수성에 나서며 'TV는 삼성'이라는 공식을 굳건히 할 계획이다. 빠른 성장을 보이는 중국과 옛 명성을 되찾으려는 일본 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찮지만 삼성이 화질 기술에다 브랜드의 힘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독주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평판 TV 시장점유율(매출액 기준) 29.2%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의 TV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2년 27.4%에서 2013년 26.7%로 떨어지며 주춤했으나 지난해 초고화질(UHD)을 비롯한 제품군 확대에 힘입어 30%에 육박하는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는 LG전자로 점유율 16.7%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을 더하면 45.7%로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 절반을 차지했다. 일본 소니가 7.9%로 3위, 중국의 하이센스와 TCL이 각각 5.5%와 4.6%로 뒤를 이었다.
프리미엄 제품인 UHD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점유율 34.7%로 1위를 차지했고 LG전자(14.3%), 소니(10.0%), 하이센스(8.2%), 스카이워스(6.3%) 순이었다. 2012년까지 UHD 시장 진입을 미뤄온 삼성은 2013년 제품 출시 첫해 점유율 11.9%로 소니(22.9%)와 스카이워스(14.4%)보다 뒤졌지만 지난해 UHD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1년 만에 점유율을 3배 가까이 늘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1970년 첫 흑백 TV를 만들기 시작한 삼성은 초창기 세계 시장을 주도하던 미국·일본 제조사들의 상대조차 못됐다. 이후 30여년간 추격자로서 차근차근 기술력을 쌓아온 삼성은 2006년 와인잔 모양의 보르도 시리즈로 세계 1위에 오른다. 삼성은 2009년 발광다이오드(LED) TV, 2010년 3D TV, 2011년 스마트 TV, 2014년 커브드 UHD TV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한 번 잡은 패권을 놓지 않고 2~3위와 격차를 벌려갔다. 보르도 TV 신화의 주역으로 삼성 TV를 이끌고 있는 윤부근(사진)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는 지난 1월 기자들과 만나 "(후발주자보다는) 앞을 보고 소비자들을 위해 어떻게 차별화한 제품을 만들지 생각한다"며 1위 수성을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