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과 미국 국채 등 이른바 '안전자산'의 랠리가 거품 논란에 아랑곳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1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대한 신호를 내놓는다면 이러한 랠리는 한층 가속도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아일랜드의 국가 채무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이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금ㆍ은 등 귀금속의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지고 한동안 주춤했던 미국 국채의 수익률 하락(채권 값 상승) 현상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값 내년 1,500달러 간다=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은의 가격 상승세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지난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온스당 1,2787.50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단위 상승률은 2.5%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조만간 금 가격이 온스당 1,300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는 FOMC를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새로운 양적완화는 통화팽창을 의미한다. 금에 대한 6개월 가격전망을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메릴린치 역시 12~18개월 사이 금값이 1,5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투자전문 잡지 배런스는 최근 금값은 ▦불투명한 글로벌 경제전망 ▦국가 채무 리스크 ▦원자재 수요 등의 우려 때문에 올랐고 이 같은 우려는 단시일 내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금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매입확대도 금값 상승의 한 요인이다. 올해 중앙은행들은 15톤의 금을 매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금에 비해 한결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은의 경우 금과 비교해 상대적 가격이 낮고 산업적인 용도도 넓다는 점이 수요확산의 또 다른 배경이다. 현재 금과 은의 가격비율(SGRㆍSilver to Gold Ratio)은 61로 지난 2008년의 50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이다. 또 은의 경우 전자산업, 태양광, 의료장비, RFID 장비 등에도 실질적인 산업용도로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온스당 20.82달러인 은 가격은 종전 사상 최고치 수준(온스당 48.70달러)까지 오르지는 못하더라도 추가적인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채권 버블 아니다(?)=지난주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74%로 마감하면서 전주에 비해 0.05% 하락했다. 4주 만에 처음 나타난 하락세다. 이는 아일랜드 국가채무 리스크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 "시장이 구조적인 위험의 점증된 우려에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1일 FOMC에서 FRB가 양적완화에 대한 보다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FRB는 8월17일 이후 229억달러의 국채를 사들인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때 2.5% 이하로 떨어졌다가 다시 오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RB 자료를 인용해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경향으로 국채와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반면 국채와 회사채를 합친 전체 발행물량은 최고점에 달했던 2009년 1ㆍ4분기에 비해 7,000억달러나 줄었다며 수요초과 상태로 수익률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