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참여없이 교토기후협약 이행 않겠다"
교토기후협약에 대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발언의 진위는 무엇인가.
고이즈미 총리가 1일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참여 없이는 교토기후협약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놓고 미국은 고이즈미 총리가 미국의 손을 들어 준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지는 1일 고이즈미 총리의 언급을 전제로 지난 97년에 만들어져 84개국이 서명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위한 교토기후협약이 사실상 사문화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지난 주까지만 해도 부시 대통령의 교토기후협약에 대한 입장을 개탄스럽다고 비판하던 고이즈미 총리가 입장을 전환한 것은 일본경제 개혁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지지 대가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스펜서 에이브러햄 미 에너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정부의 공조발언은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뜻이라며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를 확인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즈는 2일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고이즈미 총리의 공조 발언을 도쿄기후협약 폐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은 반드시 미국을 협약에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의 입장이 아직 명확히 결정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번 주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총리와의 회담에서 일본 입장이 좀더 명확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