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춘천닭갈비 식당선 춘천지역 결식아동돕기 추진 -「상록이란 상호를 가진 업체는 모이세요. 서울 관악구에 있는 상록보육원을 후원합시다」, 「사랑방이란 상호를 쓰는 업소도 뭉칩시다. 포천으 사랑방쉼터 사람들을 도웁시다」.
같은 이름을 가진 업체와 불우이웃돕기시설을 맺어주는 이색 자매결연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IMF체제하의 썰렁한 연말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 빈민구제사업으로 화제가 된 「활빈당」(단장 홍정식·洪貞植)이 펼치는 「한이름 사랑나누기」가 바로 그것.
첫 사업은 「상록」이란 이름을 가진 업체와 관악구 남현동의 「상록」보육원 결연으로 17일 성사돼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오후7시30분 서울 중구 장충동 자유센타에는 상록보육원의 초등학교 원생 13명과 서울 시내에서 상록이란 상호를 가진 업체 관계자 15명이 선물과 저녁을 앞에 두고 얼굴을 마주했다.
이 자리에 참여한 업체는 강남구 역삼동의 상록뷔페를 비롯해 상록미용실, 상록전자, 상록약국, 상록수관광, 상록수 다방 등 업종만도 10가지가 넘는다. 업체 뿐만이 아니다. 경기도 안산시 안산선전철 상록수역 주변에 있는 상록수아파트단지 아주머니들도 모였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지만 서로의 표정에는 정이 넘쳐났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아주머니·아저씨들의 눈빛이 특히 진지하다. 13명의 아이들 가운데 한명은 앞으로 자기가 돌볼 계획이기 때문이다.
상록전자 임종광(林鍾光)사장은 『어려울수록 더 힘든 불우이웃을 도와야한다』며 『지금까지 가져본 송년모임가운데 가장 값지다』고 흐뭇해했다.
상록보육원의 김혜미양(사당초등학교5·11) 은『여러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참 좋다』며 『오늘 알게된 아주머니와 꾸준히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결연행사를 마련한 활빈당은 나눔과 베품을 통해 빈민구제에 나선 사람들의 모임이다.
洪단장은 이날 모임을 위해 전화번호부에서 상록이란 상호의 업체 50곳을 무작위로 선정, 전화를 했다. 반응은 뜻밖에 좋았다. 그냥 끊어버리는 곳도 많았지만 15개 업체에서 호응을 했다.
상록뷔페 지배인 鄭만우씨는 洪단장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 유인물을 만들어 동참을 호소했고 강남중앙라이온스클럽에서는 송년의 밤 행사장에서 이날 결연사업자리를 열리도록 해 주었다.
이번 모임은 한이름 사랑나누기사업의 첫단추다. 줄줄이 사업이 계획돼있다. 다음 사업은 「희망」이다. 경기 고양시 내유동의 희망양로원을 돕기위해 희망이란 상호를 가진 업체를 모을 예정이다. 다음은 포천의 사랑방쉼터. 같은 상호의 업체 뿐 아니라 영화 「사랑방손님과 어머니」에 출연한 배우들도 찾아나설 계획이다.
춘천닭갈비, 의정부부대찌게, 전주비빔밥, 마산아구찜 등 지명을 상호로 쓰는 업체들을 모아 해당 지역의 결식아동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洪단장은 『춘천·의정부 등을 상호로 사용하는 업소가 그 지명덕을 보는 만큼 그 지역 불우이웃을 돕는게 뜻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IMF원년. 불우이웃돕기 시설을 썰렁하다. 상록보육원 김철홍(金哲洪)씨는 『올해는 예년에 비해 찾아오는 사람이나 후원금이 3분의1이나 줄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춘천·의정부·전주·마산 등 전국의 지명을 찾아다니게 될 「한이름 사랑나누기」운동이 반갑다. 이같은 이름을 상호로 쓰는 업체에는 곧 활빈당의 전화가 가게된다. 그때 여기에 동참하는 것도 뜻있는 연말을 보내는 것같다.【이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