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타리] 국민 의료비, 이대론 안 된다

갈수록 높아지는 국민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건강보험 외에 많은 사람이 실손보험 등의 민간보험을 들고 있어 이중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 기왕 민간보험 이야기가 나왔으니 실제로 우리가 의료비로 지불하는 총비용을 따져보자. 건강보험료(건보료)를 내면서도 국민의 10% 이상이 추가로 민간보험을 드는데 그 민간보험이 2011년 약 150조원이 될 거란다(보험연구원). 연간 약 30조원인 국민건강보험의 5배이고 국내총생산(GDP)으로 보면 유럽의 2배가 넘는 1%에 해당하는데 왜 많은 사람이 건보료는 아까워하면서 민간보험은 가입 안 해준다고 걱정인 것일까. 건강보험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제한적이니 민간보험으로 비급여 항목을 해결하겠다는 생각이지만 막상 민간보험을 타는 것도 녹록하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 민간보험이 이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면 차라리 건보와 민간보험을 통합해서 현재 부담하고 있는 건보와 민간보험료를 합산한 금액보다 많지 않은 수준의 건보료를 책정하고 급여의 폭을 넓힌다면 오히려 현재보다 돈을 덜 내고도 더 나은 서비스를 받는 합리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의료수가를 올리는 것은 무조건 반대라고 한다면 흔히 빠지기 쉬운 %의 함정을 벗어나서 의료수가 1.9% 인상이라는 것을 들여다 보자. 정상 분만의 보험수가가 321,840원에서 328,250원으로 6,400원, 1.9% 오른 거다. 작년 생산물가지수가 5.3% 올랐고 임금은 5.2% 올랐으며 전기료를 곧 인상한다는데 이러한 물가 인상률을 밑도는 턱도 없는 수치이다. 의료기관도 살아남아야 한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무료급식에 이어 무료 진료까지 들먹이는데 설령 모든 의료기관이 국영이라 하더라도 쉬운 일은 아니며 또한 싼 것, 무료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저수가 정책과 약값 인하를 통해 건보 적자를 막는 것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보험이 되면서 현실을 외면한 채 출산비를 너무 싸게 책정해 처음에는 좋은 것 같지만 동네 산부인과가 의료보험 수가로는 세탁비, 직원의 야간근무 수당 등 병실운영비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분만을 받지 않게 된다. 아기를 낳으려면 대형 종합병원으로 가야하고 특진비, 교통비, 산전 진찰비 등과 출산 후 산후조리원 비용까지 합친 전체 비용은 훨씬 높아져 결국 손해는 국민에게 돌아오게 된다. 이제 보험자와 피보험자, 의료서비스 공급자 모두가 불만인 현 보험제도를 보완해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와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합일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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