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차 추월하려 'K3' 액셀 꾹 밟았더니…
[시승기] 기아차 K3살짝 밟아도 쑥… 힘찬 출발 굿스마트키·내비게이션 편의장치 탁월기름은 공인연비보다 빨리 닳는 느낌
맹준호기자 next@sed.co.kr
기아자동차 준중형 신차 'K3'는 젊은 도시 통근자와 그 가족을 메인 고객으로 삼는 실용적인 차라는 인상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월요일부터 이달 2일 금요일까지 닷새간 K3를 시승해 보고 받은 느낌이다.
이런 류의 차는 평일 출퇴근에 직접 이용해 봐야 차의 목적에 보다 부합하는 느낌을 전할 수 있겠다 싶었다. 시승차는 K3의 최상위 트림인 '노블레스 자동변속기(A/T)' 모델.
월요일 퇴근 시간. 저녁 약속을 위해 서울 양재동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주머니에 스마트키를 넣고 주차장에 서 있는 K3에 다가가니 차 외부에 은은한 불이 켜지며 운전자를 맞이한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 키를 꺼내 문 여는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운전석과 조수석 손잡이에 달린 버튼을 가볍게 누르면 도어락이 해제된다.
출발의 느낌은 현대ㆍ기아차의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다. 살짝 톡 밟아도 쑥 치고 나간다. 가속페달에 대한 초기 응답성이 일본차들과 같이 대단히 예민한데, 국내 소비자 대부분이 이런 느낌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날 양재동에서 시내까지 길이 꽤 막혀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이런 환경에서는 톡 밟아도 쑥 나가는 차가 유리(?)한 게 사실이다.
다음날 새벽에 집을 나서 판교 톨게이트에서 경부고속도로 진입했다. 먼저 서서히 가속해봤다. 분당엔진회전수(rpm) 2,000 부근에서 기어 변속이 이뤄지며 가벼운 느낌으로 속도를 높여간다. 1,600rpm에 시속 80㎞에 도달하고 2,100rpm에서 시속 100㎞ 6단 정속주행이 이뤄진다. 그 상태에서 앞차와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 엑셀레이터를 꾹 밟았더니 rpm이 3,000으로 올라가면서 차가 가속되는데 그 느낌이 과히 좋은 편은 아니다. 뭔가 힘겨워하는 느낌.
다음날 저녁은 아내, 아이와 외식을 하기 위해 '칼퇴근'을 했다. 운전 중 여유있는 마음으로 차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니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이 간결하면서도 찾기 쉽게 정리돼 있다. 내비게이션 성능은 최고다. 터치 스크린이 잘 눌러지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든다. 터치스크린 방식을 채용한 수입차 내비게이션이 터치감이 떨어져 검색어를 누를 때 짜증을 유발하는 것과는 정반대다. 휴대폰에 있는 음악을 카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듣기 위해 블루투스를 연결할 때도 한번에 깨끗하게 붙고, 핸즈프리 통화 음질도 뛰어나다. 상대방에게 "핸즈프리인데 잘 들리느냐"고 묻자 "아주 잘들린다"고 한다.
가족과의 외식을 위해 아내와 5살짜리 아이를 차 뒷자리에 태우고 어떠냐고 물었다. 뒷자리 좁은 것을 특히 싫어하는 성격인데도 "준중형차 치고는 편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차의 공인연비는 복합기준 리터당 14㎞다. 운전자 연비는 숫자보다는 느낌이 중요하다. 평일 5일간 시승한 주관적인 느낌은 '기름이 꽤 빨리 닳는다'이다.
종합적으로 K3는 출퇴근에도 좋고 가족과의 이동에도 손색없는 차다. 특히 상위 트림에 적용된 편의장치들의 성능은 대단히 뛰어나다. 다만 공인연비가 아닌 실제 연비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 가격은 수동변속기 모델이 1,345만원이고 자동은 1,492만원부터 1,939만원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