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화점-정유사 상품권제휴 삐걱

정유사 "백화점 상품권 할인율 높아 손해" 제휴청산대형 백화점과 정유사가 상품권 제휴관계를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과 할인점간에 체결됐던 상품권 제휴관계가 잇따라 청산, 대신 가맹점 방식으로 변경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양대 상품권간에 호환기능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최근 SK와 제휴관계를 끝내고 11월부터 SK 주유소에서 백화점 상품권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으며 갤러리아백화점도 이 달 초부터 LG정유와 제휴관계를 청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해말 처음으로 상품권 제휴를 맺고 1년 동안 상품권을 공통으로 사용해왔지만 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정유사에서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린 것이다. 이에 따라 주유상품권은 여전히 해당 백화점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으나 백화점 상품권은 주유소에서 사용이 불가능하게 됐다. 다만 제휴관계 청산이전에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고객들은 당분간 주유 상품권으로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삼성플라자는 LG정유와 앞으로 1년간 상품권 제휴관계를 지속키로 결정했으며 LG백화점은 계열사인 LG정유와 여전히 상품권 공용화를 채택하고 있다. 정유사들이 이처럼 백화점 상품권을 꺼리는 것은 최근 사채시장에서 백화점 상품권이 6~8%나 할인된 가격으로 대량 거래되는 등 문제점을 낳고 있기 때문. 이에 반해 주유 상품권은 할인율이 1~3%대에 그치는 등 상대적으로 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일선 주유소들이 정당하게 기름을 팔지 않고 백화점 상품권을 헐값에 대량으로 구입해 대금을 청구하는 등 피해가 적지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50억원 가량의 백화점 상품권이 한꺼번에 들어와 곤혹을 치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화점들은 그 동안 주유 상품권의 범용성이 높은데다 구매력이 높은 자가용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제휴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롯데 등 대형 백화점들은 대부분 주유 상품권을 매장에서 받고 있지만 정유사들은 자사 상품권 가치가 떨어진다며 백화점 상품권 사용을 극히 꺼리고 있는 실정.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주유 상품권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백화점 상품권과 시장 주도권을 놓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상품권 시장은 2조5,00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백화점 상품권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주유 상품권은 지난 94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지난해 4,300억원 어치가 발행되는 등 해마다 두 배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상범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