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 국내 전문가를 위촉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ASB 추가 위원 선임에 서정우 전 한국회계기준원 원장(현 국민대 교수)이 국내 단일 후보로 추천됐다. 서 전 원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제4대 한국회계기준원 원장을 지낸 인물로 현재 국민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 전 원장의 국내 단일 후보 추천은 한국회계기준원과 국내 학계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28일 후보 추천을 마감한 국제회계기준재단(IFRS 재단) 이사회는 서류 심사와 개별면접을 거쳐 내년 1월11일 IASB 위원을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국내 회계업계가 서 전 위원장을 IASB 위원 후보로 추천해 위촉하려는 움직임은 앞으로 개정될 IFRS에 국내 상황이 정확히 반영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IFRS 재ㆍ개정 등을 담당하는 IASB에 국내 위원이 없어 지금껏 우리나라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총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IASB에서 국내 출신은 전무한 상태다. 현재 20명의 위원 중 미국(4명)과 유럽(5명)이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4명의 아시아 지역 자리도 일본과 중국, 인도, 호주 출신 인사가 채우고 있다. 이외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이 각각 한 명의 IASB 위원을 배출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전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국제회계기준재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국내 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앞선 조선산업의 사례에서 보듯 IFRS 제정 과정에서 국내 산업의 특성이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이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IASB 등 관련 국제기구에 국내 전문가를 진출시켜 최소한 우리나라 상황이 왜곡돼 반영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B iew)국내 회계업계는 오는 1월 ‘서 전 위원장의 IASB 위원 선임’이란 낭보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도 실제 투표에 관여할 수 없지만 물심양면으로 서 전 위원장의 IASB 위원 위촉을 지원 중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IASB는 지극히 중립적인 기구라 무조건 국내 의견만 강조하기는 힘들지만 국내 상황을 전해 우리나라 산업계가 피해 입는 일은 막을 수 있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서 전 원장이 IASB 위원에 선임되게 하고자 물밑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