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성장엔진' 인도도 흔들린다

수출 위축속 IT부문 아웃소싱 감소 직격탄<br>성장률 지난해 9%서 올 5.1%로 둔화 예상


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지목돼 온 인도가 흔들리고 있다. 인도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2003년 3.8%에서 2007년 9.7%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에는 9.0%로 둔화됐다. 세계통화기구(IMF)는 인도 경제가 올해 5.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막 날아오르기 시작한 인도 경제가 금세 날개를 접는 형국이다. 인도 GDP의 20%를 차지하는 수출산업은 지난해 10월부터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지난해 10월 12.1%, 11월 9.9%, 12월 1.1%에 불과했던 전년 동월 대비 수출 감소율은 1월 22%로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도 상무부는 400여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지난달 중순까지 1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2년간 인도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은 15~17%에 달했지만, 올해는 7%에 그칠 전망이다. 인도 경제 위축의 최대 원인은 정보기술(IT) 부문의 아웃소싱 감소. 미국의 경제 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는 인도 아웃소싱 산업의 60%를 차지하는 미국 IT기업들이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아웃소싱 비용을 아끼고 있다고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2007년 35%의 성장률을 보였던 인도 아웃소싱 업계는 지난해 1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아웃소싱 컨설팅 업체인 털론의 아비나시 바시스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인도 아웃소싱 분야 성장률은 6~7%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7년 전세계 IT산업에 투자된 금액은 1조7,000억달러로, 이중 11%는 아웃소싱업체에 돌아갔다. 에너지기업에 IT장비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오셔니어링'은 인도 기업들에 내주는 아웃소싱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오셔니어링의 스티브 번디 아웃소싱 담당자는 "해외 아웃소싱을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지만 일단은 가능한 한 비용을 줄이려고 한다"고 전했다. 아웃소싱 컨설팅업체인 포레스터 리서치의 페루시 로스 연구팀장도 "미국 기업들이 인도 아웃소싱 가격을 후려치고 있다"며 "10~15% 정도의 가격인하와 인도 아웃소싱 업계는 지난해 여름부터 침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웃소싱 가뭄' 외의 악재도 곳곳에서 터졌다. 지난해 11월에 발생한 뭄바이 테러 사건이 대표적이다. 중동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던 폭탄 테러범들이 인도에서 500여명의 사상자를 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인도는 불안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어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인도 4위의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기업인 사티암에서 부정회계 스캔들이 터져 인도 경제에 대한 불신을 더했다. 사티암 창업주인 라말링가 라주 전 회장이 우리나라 돈으로 무려 2조원이 넘는 돈을 빼돌린 것. 전문가들은 인도 경제가 다시 예전과 같은 성장세를 찾으려면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CEO들이 조만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면 다시 해외 아웃소싱을 늘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피터 앨런 전무는 "인도 아웃소싱 업계의 소생은 최소한 3~6개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제2의 사티암 사태를 막을 감독기구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외국인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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