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5명중 1명 “눈높이 낮춰서 취업했다”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어쩔 수 있습니까. 일단 취업을 해야죠” 박모(29)씨는 올해 건강식품 판매원으로 취업을 했다. 서울에서 번듯한 4년제 대학을 나왔지만 치열한 취업난을 뚫기 위해서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박씨처럼 자신이 받은 교육 수준에 비해 현 직업의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는 근로자가 5명에 1명 꼴인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취업자 5,840명을 대상으로 하향취업 실태를 조사,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의 19.8%에 이르는 1,158명이 `현 일자리에 비해 자신이 과잉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17.9%, 50대가 18.3%, 30~40대가 19.5~19.6%에 머문 반면에 30세 미만은 22.9%에 달해 갈수록 하향 취업 추세가 강해져 최근의 청년 취업으로 인한 눈높이 낮추기가 심화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노동연구원 관계자는 “대규모 신규채용을 하던 기업들의 고용패턴이 외환위기 이후 경력직 수시모집으로 바뀌면서 젊은 층의 취업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향취업자 비율은 학력별로는 전문대학 졸업자가 25%로 가장 높았고 직업별로는 판매 서비스직과 기능직 생산직 단순노무직이 각각 24%로 높은 편이었다. 특히 일용직 임시직의 하향취업자 비율은 각각 35%, 32%로 상용직(18%)에 비해 훨씬 높았다. 하향취업자는 교육수준에 걸 맞는 일자리를 갖고 있다고 답한 `적합 취업자`에 비해 임금 안정성 근로시간 발전가능성 복지후생 등 모든 측면에서 직무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연구원은 “노동시장 수요 공급의 양적 불일치 못지 않게 질적 불일치도 심각하다”며 “대학 등 교육기관들이 `맞춤식 교육`으로 산업현장의 수요에 맞는 노동력을 배출해야 할 것”라고 밝혔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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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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