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리츠(REITs)시장‘고사 위기’

부동산 침체에 올 신규설립도 작년의 절반으로 뚝<br>업계 "법인세 감면 혜택 확대통해 시장 활성화해야"

부동산 경기침체의 여파 등으로 위축된 리츠(REITs)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법인세 감면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층 빌딩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 전경.


부동산 경기침체의 여파로 부동산 간접투자회사인 '리츠(REITs)'가 고사 위기에 빠졌다. 리츠시장은 지난 한해 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규 설립마저 부진한 상태다. 19일 부동산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국토해양부의 영업인가를 받은 리츠는 KT지사 사옥 매입을 위해 설립된 '지이 프리미어 제1호' 등 모두 4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일부는 영업인가를 신청해놓고 자금모집이 불발로 끝나 결국 자진 철수한 사례도 있다. 리츠는 지난해만 총 18개(2조5,145억원 규모)가 설립되면서 시장 규모가 2배 가까이 커지는 등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올 들어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로 급락했다.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는 "리츠가 주로 매입하는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경기에 후행하는 특성이 있다"며 "당분간 시장 상황이 개선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리츠시장이 불황의 늪에 빠진 것은 비단 부동산 경기침체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선진국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모든 리츠에 대한 법인세를 100% 면제하는 것과 달리 국내는 그 종류에 따라 일부에만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리츠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에 투자하는 CR리츠 ▦자산운용을 자산관리회사에 위탁하는 위탁 리츠 ▦자산운용을 직접 수행하는 자기관리 리츠로 나눠진다. 이 가운데 법인세(1억원 이하 14.3%, 1억원 초과 27.5%)를 감면 받는 리츠는 페이퍼컴퍼니 형태로 운영되는 CR리츠와 위탁 리츠 뿐이다. 자기관리 리츠도 CR리츠나 위탁 리츠처럼 투자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하고 있지만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자기관리 리츠가 운용인력 등 상근직원을 둔 실체가 있는 회사라는 이유로 다른 법인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법인세 감면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법인세를 감면 받지 못하면 투자 수익률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현재 존속하는 39개 리츠(7조2,330억원) 가운데 자기관리 리츠는 3개에 불과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리츠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법인세 감면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리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책을 내놓고 있지만 법인세 감면만큼 투자심리를 살리는 데 효과적인 수단은 없다는 것이다. 김관영 제이알자산관리 사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리츠시장을 보유한 미국의 경우 리츠 요건만 갖추면 법인세를 전부 면제해주고 있다"며 "법인세를 감면해준 후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리츠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이 위축된 상태지만 총 142개(2,711억9,800만달러)로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자기관리 리츠가 119개(2,490억9500만달러)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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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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