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밤 동해상에서 침몰한 해군 선박은 우리영해를 침범하는 북한의 공작선을 식별하고 격퇴할 목적으로 건조된 특수훈련용 선박이다.
1998년 전남 여수 앞바다에 침투했다가 우리 해군의 포격으로 거제도 앞바다에서 격침된 북한의 반잠수정을 본 떠 건조한 이 선박은 북한군의 대남침투를 가상한 특수훈련에 주로 이용돼 왔다.
위성위치확인기(GPS)를 장착하고 스텔스 기능을 갖춘 북한 반잠수정은 공작원들이 은밀히 상륙할 수 있도록 남해안에 내려놓으려다 우리 육군 초병에 의해 발각된뒤 공해상으로 도주하다 격침됐다.
해군이 길이 12.7m, 폭 2.95m, 흘수 0.62m인 이 반잠수정을 특수장비를 이용,심해에서 인양해 조사한 결과 엔진 3개를 장착해 40~50 노트의 속도로 항해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레이더탐지를 피하기 위해 갑판과 몸체에 특수도료가 칠해져 있었고 수상 및 반잠수 항해만 가능한 종전의 반잠수정과 달리 수면 아래 20m까지 잠수할 수 있어 우리 군에 발각되지 않고 남해안까지 침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군은 북한의 해상침투 활동이 은밀하고 고속.첨단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격침된 이 반잠수정과 동일한 크기로 특수훈련용 선박을 건조해 육군과 공군, 해군 합동훈련에 투입해왔다.
5명의 승조원이 탑승할 수 있는 이 선박을 북한의 반잠수정으로 가상해 야간 침투 선박 식별ㆍ저지 목적의 훈련을 실시해온 것이다.
해군작전사령부 소속인 이 선박은 공용화기를 탑재하지 않았지만 개인화기로 완전무장한 승조원들을 태우고 반잠수 상태로 고속 기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해상 파고가 2m까지 높아지면서 바닷물이 기관실로 유입되는 바람에 기관이 고장나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군은 사고 선박이 북한군의 해상침투에 대비한 특수 목적용으로 제작된 만큼 자세한 제원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1998년 격침된 북한의 반잠수정은 여수시 돌산읍 옛 율림초등학교 부지에 마련된 '잠수정 전시관'에 전시돼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