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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삼성증권 사장
IPO 등 자본시장 전분야 1위 등극 야심
임진년 새해 금융투자업계를 둘러싼 환경은 어느 때보다 변화무쌍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말 시작된 헤지펀드와 대형 투자은행(IB)의 등장으로 금융투자업체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영원한 삼성맨'으로 꼽히는 김석 사장이 삼성증권의 새해 경영목표로 'IB와 헤지펀드 분야에서의 업계 최강(最强)'을 내걸면서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김 사장이 삼성그룹 내 재무담당 이사와 구조조정팀 상무, 삼성카드 영업본부 부사장, 삼성증권 IB사업본부 부사장, 삼성자산운용 대표 등 요직을 거쳐 지난해 12월 삼성증권 대표에 오른 점을 감안할 때 '업계 최강 IB'라는 삼성증권의 목표에 대해 업계가 느끼는 무게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인수합병(M&A)뿐만 아니라 기업공개(IPO)와 채권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해 자본시장 전 부문에서 1위에 오르겠다는 김 사장의 새해 목표도 대형 IB를 추구하는 경쟁사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김 사장은 새해 1ㆍ4분기 롱쇼트(long-short) 전략의 재간접 헤지펀드 출시를 기점으로 다양한 전략의 상품을 선보이는 등 헤지펀드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IB 관련 기업대출서비스와 같은 신사업 부문에서 수익구조를 선진 금융회사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홍콩 IB법인의 경쟁력 강화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삼성증권 홍콩 IB법인의 경우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현지 대표 주관사 딜(Deal)을 진행할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
홍콩·이슬람 등 글로벌 영토확장 추진
국내외 금융투자기관을 두루 섭렵한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그 화려한 경력 때문에 증권업계의 IB 전문가로 꼽힌다. 장기신용은행과 뱅커스트러스트ㆍ살로먼브러더스ㆍ도이체방크그룹ㆍ삼성증권ㆍIBK투자증권 등을 두루 거친 임 사장은 대우증권을 대형 IB로 변신시키는 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임 사장은 앞으로 국내 IB시장이 대형사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지난해 무려 1조1,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기자본을 3조8,000억원대까지 불리면서 몸집을 키웠다. 대형 IB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풍부한 자본력을 갖춰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전담부서를 신설한 것은 바로 새로운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와 관련해 대우증권은 지난해 11월 말 이사회를 열어 자본금 25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 전문운용사 설립도 이미 결정한 상태다.
해외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우증권은 최근 홍콩법인의 자본금을 1억달러에서 2억달러로 늘리며 현지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한 데 이어 현재 설립 중인 싱가포르 현지법인에서 이슬람 금융시장 공략을 위한 네트워크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터키 최대 증권사인 IS인베스트먼트와의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하고 카자흐스탄ㆍ우즈베키스탄 등과 민관 차원의 협력을 추진해 중앙아시아로의 영토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베트남·범중화권 자본시장 진출 본격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1960년생으로 주요 증권사 CEO 가운데 가장 젊다. 유 사장은 대우증권 국제부와 런던 현지법인 부사장은 물론 메리츠증권과 동원증권ㆍ한국투자증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로벌 업무를 담당해 '최고의 국제통' '금융 실크로드의 개척자'로 꼽힌다.
해외 선진 금융시장을 눈앞에서 본 그의 경험은 헤지펀드시대 도래를 앞두고 한국투자증권이 보여준 행보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계열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미 헤지펀드시장을 위한 시범 라운딩이라 할 수 있는 재간접 헤지펀드 설정액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46%를 차지하면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싱가포르 현지에 설립한 헤지펀드 운용사인 키아라(KIARA)도 2008년부터 1,0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한 바 있다. 헤지펀드시대의 도래를 예상하고 미리 준비해 변화를 기회로 삼는 지혜를 보여준 것이다.
해외시장에서는 긴 안목으로 접근해온 베트남과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진출 국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010년 11월 EPS증권과 지분 인수 계약을 맺고 현재 현지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오는 2015년까지 베트남 5대 증권사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중국 베이징에 전요우 투자자문사를 설립, 범중화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등 이머징 자원부국들에 대한 진출 타당성과 사업 기회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승국 현대증권 부사장
브로커리지·IB부문 경쟁력 강화 총력
1960년생으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함께 '영파워(Young Power)'로 주목받고 있는 이승국 현대증권 부사장은 시장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형 CEO로 꼽힌다.
한누리투자증권을 거쳐 국제금융센터에서 리서치센터장과 시장상황팀장을 지낸 후 BNP파리바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등에서 대표와 전략기획담당 임원을 맡아 금융투자업계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사장이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브로커리지와 IB다. 수익성 위주의 영업과 지점, 인력의 재편으로 브로커리지 부문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또 지난해 IB 부문을 신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헤지펀드시대 개막을 대비해 현재 인허가를 신청한 상황으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스톡플러스 렌탈 서비스' 특허를 활용해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된 대차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아래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외국기업의 IPO는 물론 원화채권을 기반으로 한 해외자금 조달, 해외 자기자본투자(PI) 등의 해외 IB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것으로 해외거점도 철저한 분석에 따라 집중과 선택에 나선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증권의 경우 베트남 경기 침체 장기화가 지속되자 호찌민사무소를 폐쇄한 바 있다. 반면 다양한 사업기회 모색이 가능한 중국은 앞으로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 등 아시아 이머징마켓 진출도 적극 모색 중이다.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핵심부문간 연계 비즈니스 육성 전략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신한은행 부행장 시절 대형 M&A를 성사시키는 등 IB 부문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업계에서 새해 이 사장을 눈여겨보는 것도 그가 지닌 IB 노하우 때문이다. 특히 신한금융지주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새해 초 상업투자은행(CIB) 설립을 준비하는 등 금융그룹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IB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변화된 시장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헤지펀드 분야에서도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역량과 경험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헤지펀드 운용은 신한BNP자산운용이, 판매는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이 맡는 구도다. 대형 IB로 가는 핵심 사업인 프라임브로커리지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해외시장은 신한금융투자가 일찌감치 나서 선도업체의 입지를 다진 분야다. 이미 해외기업의 국내 기업공개(IPO)와 해외주식 중개, 외국인 주식ㆍ선물ㆍ옵션 중개 등에서 수익창출의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해외 네트워크를 정비하는 한편 홍콩 등 아시아 중심의 사업기회를 확보해 핵심 부문 간 연계 비즈니스 창출 등 신사업을 육성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새해를 '재창업 원년'으로 선포했다. 신한지주가 30년 만에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거듭난 게 창업정신이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희생과 혁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
리테일부문 등 수익기반 다양화 나서
증권업계 맏형으로 꼽히는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은 은행과 증권을 두루 거친 '다재다능'형 CEO다. 한일은행과 대신증권에서 영업은 물론 국제금융ㆍ상품운용 등 다양한 분야를 담당했다. 특히 1987년부터 대신증권에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그의 이름 뒤에는 '증권업계의 산증인'이자 '대신증권의 정신적 지주'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노 사장은 지금껏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해 리테일 부문 강화와 운용효율성 제고, 해외시장 기반 확충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헤지펀드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를 앞두고 현재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주식 거래를 개시하는 등 선진 금융시장 진입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한 해외진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영은행인 만다린은행의 자회사인 만다린증권의 온라인거래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했고 현지 증권거래사업을 시작했다. 앞으로는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홍콩법인의 기능과 역할을 중국까지 확대하는 한편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에 대한 진출도 검토 중이다.
비록 대신증권이 대형 IB로서의 조건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노 사장이 IB 등 새로운 수익사업에 대한 노력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형 IB 못지않게 다양한 영역에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노 사장은 이를 위해 차별화된 금융투자상품 개발 등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고 기업과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익사업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