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光랜' 돌풍 진원지는 부녀회

데이콤 초고속인터넷, 아파트 집중 공략 성과<br>이미 3,000개단지 진입…연내 3배까지 확대


‘광(光)랜의 대박 여부는 아파트 부녀회에 달렸다(?)’ 최근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광랜’ 돌풍을 불러 일으킨 데이콤이 전국 아파트의 부녀회를 우군(友軍)으로 확보하는데 ‘올인’하고 있다. 일단 아파트 단지 진입에만 성공하면 가입자 확보는 ‘떼 논 당상’이라는 판단에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데이콤은 현재 500세대 이상의 아파트 단지 3,000여개에 광랜 설비를 진입시킨 데 이어 올 연말까지 9,500개 단지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약 1만2,000개에 달하는 전국 중대형 아파트 단지의 80%를 장악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KT, 하나로텔레콤 등 경쟁사가 대규모 경품행사를 벌이며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데 반해 데이콤은 소리소문 없이 단지 확보에만 열중하고 있다. 데이콤이 이처럼 아파트 단지 확보에 사활을 거는 것은 광랜의 특성상 일단 진입하기만 하면 독점적 영업권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광랜은 전화선을 이용하는 ADSLㆍVDSL과 달리 광케이블을 직접 각 세대로 연결하기 때문에 아파트내에서의 배선 공간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다. 문제는 신축 아파트를 제외한 대부분 아파트의 경우 ‘수직 배선’ 공간이 매우 좁다는 것. 한 회사가 광랜 자리를 먼저 차지하면 경쟁사들의 추가 진입은 불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데이콤은 초고속인터넷 개통에 관한 ‘허가권’을 갖고 있는 아파트 부녀회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녀회를 대상으로 각종 로비가 펼치지는 것은 물론 경쟁사의 진입을 막기 위한 방해 공작도 횡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데이콤은 단지 진입에 일단 성공하면 해당 세대의 10%는 기본으로 확보된다고 본다. 자회사인 파워콤의 망을 이용해 투자비가 적게 들어 단지 가구의 20%만 유치해도 손익분기점을 넘는다는 계산이다. 데이콤 광랜 서비스는 최고 전송속도 100Mbps를 앞세워 벌써 9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연초 목표였던 6만6,000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속도는 ADSL 등 경쟁상품에 비해 빠르지만 가격은 비슷하다는 게 광랜의 강점이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은 기존 ADSLㆍVDSL 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광랜 투자확대를 주저하기 때문에 데이콤은 아파트 단지를 추가로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만 충분히 확보하면 가입자 유치는 시간문제”라며 “불필요한 가입자 경쟁을 피하고 부녀회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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