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출액 7월비 9% 증가/전자제품 수요회복·외국기업 투자확대 여파/한·싱가포르·태 등은 내년도 부진지속 전망먹구름에 휩싸인 아시아개도국들의 수출전선에 서광이 비치고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19일 아시아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세계전자제품 시장의 수요회복조짐 및 외국기업의 투자확대 등이 아시아지역 수출에 청신호를 켜고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J P 모건사 아태지역본부 경제조사실장인 버나드 에쉬윌러는 『아시아는 되살아나고있다』며 지난 10월의 동아시아 개도국의 수출이 지난 7월보다 9%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7월의 수출수준은 지난 1월보다 8% 늘어났다.
또한 그는 수출회복세가 국가마다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하고있다. 중국의 회복력은 강한 반면 한국 싱가포르 태국 등의 부진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전자제품의 가격하락은 올해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실적 저조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반도체 경기의 주요 선행지수인 BB율(출하액 대비 수주율)은 PC제품의 연말경기회복에 힘입어 지난 11월 1.15를 기록했다. 이는 호황국면의 수요를 뜻하는 1.0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반도체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를 타고있다. 이는 지난달 한국의 수출실적이 전년동기와 같은 수준에 머문 이유의 하나가 됐다. 한국은 철강 기계 금속제품의 수출도 부진을 면치못하고있다. 이는 전자제품의 경기회복만으론 아시아지역 수출위기가 말끔히 해소되지 못함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수출이 회복세를 나타내더라도 내년도 아시아 개도국의 성장률은 올해보다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런던의 컨센서스 이코노믹사가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대만 홍콩 중국의 성장률은 올해 7.8%에서 내년 8.0%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및 필리핀 등 동남아국가들의 성장률은 올해 7.0%에서 내년 7.1%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아시아의 수출 및 성장률 회복여부가 관건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아시아의 수출부진이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상실 및 성장잠재력의 하락을 가르키냐는 점이다.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은 올해의 수출부진은 경기순환론적이며 구조적이 아니다고 주장하고있다. 수출회복세를 낙관하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아시아 수출주도형국가들에게 임금상승, 물가불안 및 달러강세는 악재다. 그러나 호재는 아직도 많다. 특히 외국기업의 지속적인 투자가 그렇다. 동남아, 중국의 저렴한 임금 및 내수시장공략을 위해 뛰어드는 외국기업들의 수출기여도는 매우 높기 때문이다.<안순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