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법대서 특강
“지난 6개월간 국민이 준 권력이 때로는 내 것인 듯한 착각도 들 때가 있어 매우 부끄럽습니다.”
강금실 법무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모교인 서울대를 방문, 학생들을 상대로 고해성사를 했다.
15일 오후 서울대 법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법대 교양과목 `법률가의 윤리와 책임`강좌에 1일 외부강사로 초빙된 강 장관은 80분간 법대생 400여명에게 미래에 대한 조언과 함께 장관직 수행에 따른 인간적 고충을 털어놓았다.
“학창시절 공부도 제대로 못했는데 다시 학교에 오니 `돌아온 탕아`같다”고 운을 뗀 강 장관은 “장관직을 수락할 때는 절벽을 뛰어넘는 것 같았다”고 당시의 심경을 말했다.
그는 “권력기관 안에 들어와보니 권력은 국민이 준 것인데도 마치 내것인 듯 자기도취에 빠지기 쉬운 것 같다”며 “저도 그런 생각을 갖게 되는 것 같고 그런 착각에 빠진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고 토로했다.
강 장관은 “참여정부 6개월은 매우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법치주의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한 뒤 “권력에 대한 유혹을 이겨내는 것이 저나 여러분이 함께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강연 말미에 한총련 문제를 언급한 뒤 “구성원들이 소신을 갖고 행동하되 확신은 말고 구체적인 현실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법대생들에게 “헌법 관련 서적을 많이 읽고 문학을 가까이하며 인생을 즐기라”고 조언했다.
<이준택 기자 nagn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