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의 투자 공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장하성펀드는 29일 크라운제과의 주식 7만9,000여주, 지분율 5.7%를 경영참여 목적으로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2일 화성산업 지분 매입을 공시한 지 불과 1주일 만이다. 펀드의 투자고문을 맡고 있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경영진과 수차례의 협의를 거쳐 회사와 펀드간에 기업지배개선과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장기 투자한다는 원칙 아래 주주로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하성펀드의 지분 참여는 장 마감과 동시에 공시됨에 따라 크라운제과 주가는 이날 전날 대비 1,000원(0.72%) 오르는 데 그쳐 13만9,500원에 마감됐다. 하지만 전날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고 지난 27일에도 9.5%나 급등, 공시를 앞둔 시점에서의 주가 급등의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태광그룹 계열사, 화성산업에 이은 세번째 투자 대상으로 크라운제과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장 교수는 “크라운제과는 지난 2년 동안 이익을 내지 못했지만 해태제과 인수 후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상태여서 향후 전망이 매우 좋은 회사”라며 “시장의 신뢰도를 회복하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다만 과거 윤영달 회장의 비자금 사태를 거치는 등 위험요소가 높은 회사인 만큼 앞으로 상호 협의 아래 주주로서 잠재 리스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경영 참여 방법은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펀드는 금융감독원 공시의 지분보유 목적에 ▦이사 및 감사 선임, 해임 또는 직무정지 ▦회사 배당결정에 관한 영향 ▦회사 합병 및 분할에 대한 영향권 행사를 명기하고 있다. 크라운제과의 한 관계자는 “현재 윤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45% 이상으로 경영권은 안정적”이라며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펀드 측과 협력적인 관계를 맺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크라운제과는 현재 국내 제과시장의 33%를 차지, 40%의 점유율로 선두를 지키고 있는 롯데와의 경쟁 구도를 갖춰 나가고 있다. 지난해 해태제과 파업과 올해 제과시장 부진으로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린 경영실적도 내년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장 교수는 일련의 투자활동에 대해 “현재 최대 현안은 태광그룹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연내에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지배구조 변화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