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칼럼] 'SKY'가 中서 飛上하려면

고진갑 베이징특파원

지난 4월27일. 거친 황무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36℃가 넘는 땡볕 더위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던 이날 열린 SK텔레텍 휴대폰 공장 기공식에는 평소 보기 힘든 모습이 연출됐다. 행사장에 왕러취안 신장자치구 당총서기 등 지방 및 중앙에서 내로라하는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것. 현지의 한 공무원은 “당총서기가 공장 기공식 행사에 나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왜 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입지여건이 열악한 곳에 투자를 결정한 SK에 대한 배려와 고마움의 표시다. 1시간 이상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고위 관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SK가 투자한 것에 대한 고마움과 중국에서의 성공을 기원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국내외 기자들과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시장도 적고 물류비용이 많이 드는 황막한 이곳에 ‘SK가 왜 투자를 했을까’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 또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중국 휴대폰 시장에 뒤늦게 참여한 이유에 대해 무척 궁금해 했다. 이에 대해 김일중 SK텔레텍 사장은 “공장 입지여건이 나쁘고 경쟁이 치열한 곳은 맞지만 충분한 승산이 있어 중국에 왔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리고 속마음은 드러내지 않았지만 다른 속셈이 있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김 사장이 말하지 못한 부분은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서부대개발 정책에 적극 협조함으로써 엄격한 중국의 휴대폰 제조허가를 얻어내기 위함일 게다. SK의 복심(腹心)이 어떻든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스카이(SKY)’휴대폰이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데 있다. 물론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휴대폰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세계적인 브랜드도 경쟁에 지쳐 사업철수를 고려하고 있을 정도로 중국 휴대폰 시장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이런 곳에서 ‘SKY’가 고공비행을 하려면 한국에서 각인된 ‘SKY=고급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중국에서도 그대로 심어야 한다. 말이 쉽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후발주자인 ‘SKY’의 입장에서는 더욱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조급증을 내서는 안된다. 중국에서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는 핸드폰은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좋은 제품이 많다는 뜻이다. 이런 시장에서 비상(飛上)의 나래를 펴려면 양(量)보다는 질(質)과 차별화로 승부해야 한다. 그래야만 ‘SKY’가 중국을 넘어 세계로 갈 수 있고 팬택과의 제휴로 들끓고 있는 비난 여론도 잠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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