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처럼 소중한 돈은 없다. 한 가정의 생계를 꾸려나가야 할 뿐 아니라 재기(再起)의 밑천이 되는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위의 유혹에 이끌려 소중한 퇴직금을 탕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퇴직금을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방어막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면 퇴직금은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좋을까. 「운용원칙」을 살펴보자.
1.금융상품 위주의 안전한 포트폴리오 구성
전통적인 포트폴리오는 자산을 예금, 주식, 부동산에 나눠 투자함으로써 한 자산에 운용했을 때보다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그러면 퇴직금도 이러한 전통적인 3분법에 의해 운용하는 것이 좋을까? 실물경기의 침체를 고려하면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최근 금리가 많이 하락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금융상품에 주력하여 투자하는 것이 좋다. 금융상품은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안전한 금융기관을 선택, 거래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함은 물론이다.
2.대출금 등 부채상환이 우선
만약 부채가 있다면 퇴직금을 어떻게 굴릴까 생각하기 이전에 먼저 그것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다. 고정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빚을 지고 있으면 경제적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더욱 쪼들리기 때문이다. 대출을 쓰면서 퇴직금을 예치하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와의 차이만큼 손해본다. 또 대출이자는 모두 지급하지만 예금이자는 세금을 떼고 받으므로 이래저래 손해다. 그러나 주택은행의 주택자금대출 등 저리대출은 집을 팔 때에 대비해 그대로 끼고 있는 편이 낫다.
3.투자기간별 최적상품 선택
투자자의 여건을 무시하고 퇴직금을 무조건 장기로 예치하면 중간에 급전이 필요할땐 중도해지로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투자할 때는 각자의 여건에 맞는 투자기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서 투자기간에 가장 유리한 금융상품을 고르면 된다.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고려하면서 기간별로 최적의 금융상품에 가입하도록 한다. 1개월미만은 MMDA, MMF, 1개월이상은 RP, 표지어음, 3개월이상은 실세연동정기예금, 수익증권, 6개월이상은 복리식정기예금, 1년이상은 신종적립신탁, 3년이상은 채권 등이 기간별 최적상품이다.
4.생계비는 세금우대 월이자지급식으로 해결
퇴직후 일정한 고정소득이 없다면 다달이 생계비가 얼마나 들어갈지 따져보아야 한다. 생계비가 산출되면 매월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월이자지급식 상품에 가입한다. 월이자지급식 상품에 가입하면 퇴직금을 까먹지않고 생계비를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하지않고 퇴직금 일부를 떼어서 매월 생활비로 쓸 경우에는 그만큼을 이율이 낮은 요구불성 예금에 예치해야 하므로 손해다. 금융기관의 대표적인 월이자지급식 예금에는 「월복리신탁」「실세연동정기예금」이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실적배당 상품인 「월복리신탁」이 「실세연동정기예금」보다 3%포인트정도 이율이 높으므로 「월복리신탁」을 이용하도록 한다. 두 상품 모두 세금우대가 가능하지만 모두 소액가계저축에 해당되므로 그중 한가지를 선택하여야 한다. 이외에 금융채와 노후생활연금신탁을 활용하면 세금우대한도를 추가로 늘릴 수 있다.
5.창업자금대출은 주거래은행 활용
만약 퇴직한후 창업을 구상중이라면 자금마련을 염두에 두고 퇴직금을 굴리는 것이 좋다. 자영업을 시작하려는 퇴직자들은 예금할때 1%의 이자를 더 받기 위해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것보다 자금이 필요한 때 대출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래야 적시에 필요한 자금을 은행대출로 충당할 수 있다. 물론 자기자본만 가지고 창업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자금조달이다. 따라서 창업을 염두에 둘 경우 주거래은행을 정해서 퇴직금을 집중 예치하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주거래은행에 신용카드나 공과금 납부 등 각종 거래를 쌓아나가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창업자금대출을 훨씬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
6.필요시 장단기상품에 분산 투자
퇴직금을 전부 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의 자금수요를 감안, 장단기상품에 분산하여 투자하도록 한다. 고정소득이 없는 퇴직자가 한 상품에 예치해놓으면 자녀 결혼이나 학비 등으로 돈이 필요할때 부득이 중도해지를 하게 되어 손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갑자기 1,000만원이 필요한데 불가피하게 5,000만원짜리 예금을 중도해지하게 되어 3%의 이자밖에 못 받는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퇴직금을 굴릴 때는 이러한 개인적 사정을 고려하여 긴급하게 쓸 자금은 미리 떼어 단기상품이나 수시입출금식 상품에 들어놓아야 한다.
◇퇴직금 운용원칙
①금융상품위주의 포트폴리오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 고려하여 안전한 금융기관을 통한 금융상품에 주력
②대출금 등 부채상환이 우선
대출과 예금의 병행은 손실이므로 우선 부채상환
③투자기간별 최적상품 활용
긴급자금 운용=MMDA, MMF
단기자금 운용=RP, 표지어음, 실세연동정기예금, 수익증권, 복리식정기예금
장기자금 운용=신종적립신탁, 월복리신탁, 금융채, 국공채
④생계비는 세금우대 월복리지급식으로 해결
⑤창업자금대출은 주거래은행 활용
금리 1%보다 안정적 자금조달이 중요하므로 주거래은행 선정후 거래 집중
⑥필요시 장단기상품에 분산투자
개인적 사정을 고려하여 긴급하게 쓸 자금은 미리 떼어 단기상품 등에 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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